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인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당국은 이 여객기가 이란 지대공미사일에 피격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엔진 과열이라며 기체 이상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여객기 추락이 양측 간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 ★관련기사 15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소속 보잉737-800 여객기 추락 사건과 관련해 “여객기는 상당히 거친 지역을 비행하고 있었다”며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심을 갖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CNN방송도 미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SA-15) 두 발을 맞고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미 폭스뉴스는 “완전한 비극”이라며 “이란의 지대공미사일에 의한 우발적 피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경제제재 부과를 공언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캐나다도 이란의 소행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자체 정보당국과 동맹국들로부터 다수의 정보를 확보했다”며 “이들 증거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다만 “고의는 아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사국인 이란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도로·도시개발장관은 “이번 여객기 추락이 테러분자의 공격·폭발물 또는 격추라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계적 결함이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