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행사 기간 내내 주요 기업들의 전시관을 둘러보니 모빌리티가 전부였습니다”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은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0을 둘러보고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서비스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계식 자동차가 전자식으로 바뀌고 통신으로 연결되며 자율주행을 하는 시대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가전·자동차·IT 회사 할 것 없이 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리는 CES 2020에 참가한 실제 글로벌 기업 대부분은 가전·이커머스·자동차 분야를 막론하고 모빌리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IT 기업인 아마존의 행보는 파격적이었다. AI비서 알렉사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시스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줄줄이 밝혔다. 아마존은 자동차와 연결할 수 있는 파이어TV(Fire TV)미디어 스트리밍 기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자동차 스피커와 연결되는 에코오토도 인도와 유럽에서 이달 출시된다고 밝혔다. 또 미국 운전자들은 엑슨모빌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아마존 알렉사에 음성 명령만으로도 결제가 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아마존의 주력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블랙베리와 협력으로 차량 오디오, 차량 상태 모니터링, ADAS 기능을 제공한다.
아마존을 참관한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은 자율주행은 조만간 거의 완전하게 상용화 된다고 여기는 것처럼 느꼈다”며 “자율주행은 이제 곧 이뤄지니 자율주행 중 운전자의 소비자 관점의 행동을 바탕으로 미래 서비스 기술을 하나씩 설명했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가전 기업 소니와 파나소닉은 가전기기 전시를 아예 생략했다. 파나소닉의 전시관에는 TV가 없었다. 대신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휠’이 있었다. 모바일에 경로를 입력하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소니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전시관에 배치했다. 켄이치로 요시다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전시회에서 “지난 10여년 간 메가트렌드는 모바일”이라며 “다음 10년은 모빌리티가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가 더 연결되고, 공유되고, 자동화 된다면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도 모빌리티를 강조하는 건 똑같았다. 삼성전자도 5세대이동통신(5G)로 연결된 모빌리티 모습을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통신장비(TCU) 기술은 수많은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차량에 제공하고 여러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구현한다. SK텔레콤(017670)도 전시부스에서 글로벌 전장기업 파이오니아 스마트센싱 이노베이션즈(PSSI)가 개발한 라이다(LiDAR)를 전시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또 T맵, 누구, 플로, 웨이브 등 개별적으로 나눠져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선보였다. SKC도 미래 모빌리티 소재 핵심인 배터리 음극재 동박, 차량 경량화 소재인 PCT필름 등을 CES서 공개했다.
/라스베이거스=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