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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Fun] 기류를 지배한 포드, 르망서 페라리를 제패하다

■영화 '포드 V 페라리' 속 포드 GT MK2와 페라리 330 P3

포드, 공기역학적 설계 보완

3개월만에 'GT40 MK2' 개조

무게 낮추고 스피드 높여 도전

5년 우승車 '페라리 330' 꺾고

1966년 르망24 레이스 정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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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포드 V 페라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 뿐 아니라 화려한 레이싱카들이 펼치는 대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영화는 1966년 르망24 내구레이싱 경기에서 스포츠카 페라리에 도전한 포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캐롤 셸비도 켄 마일스도 아니다. 그들은 레이싱카를 돋보이게 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오직 차를 위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 ‘포드 V 페라리’ 속 켄 마일스가 캐롤 셸비가 만들어 준 ‘셸비 코브라’로 세브링 경주에서 우승한다./사진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영화 ‘포드 V 페라리’ 속 켄 마일스가 캐롤 셸비가 만들어 준 ‘셸비 코브라’로 세브링 경주에서 우승한다./사진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초반부에 캐롤 셸비가 끌고 등장하는 차는 ‘포르쉐356’이다. 셸비는 홀로 운전하며 드라이빙을 즐긴다. 포르쉐356은 포르쉐의 첫 스포츠카로 지금은 대중화된 ‘포르쉐 911’의 옛 모델이다. 2차 세계 대전 중 만들어진 차량으로 4기통 엔진과 4단 수동 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이 44마력을 연출한다. 캐롤 셸비가 평소 타고 다니는 차로는 셸비 코브라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셸비는 영국의 백야드 빌더 회사인 AC Cars 차량과 부품을 활용해 로드스터 차량 셸비 코브라를 만든다. 이 모델은 가볍고 단단한 차체에 V8기통 엔진을 결합해 3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낸다. 캐롤 셸비는 셸비 코브라를 튜닝해 레이스카로 만들어 켄 마일스에게 선물하고, 켄 마일스는 이 차로 세브링 경주에서 첫 우승을 거둔다.

반면 한 가족의 가장인 켄 마일스는 ‘포드 컨트리 스퀘어’를 몰고 다닌다. 켄 마일스는 이 차를 타고 시장에 가거나 아들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즐긴다. 전형적인 각진 세단인 포드 컨트리 스퀘어는 4도어 왜건으로 출시됐을 당시 미국에서 패밀리카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실내 우드로 장식된 대시보드는 고풍스러운 멋을 낸다. 영화에 등장한 모델은 5세대로, 포드 컨트리 스퀘어는 1979년 7세대를 끝으로 단종됐다.

영화 ‘포드 V 페라리’에서 켄 마일스와 캐롤 셸비가 포드 GT40 MK2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영화 ‘포드 V 페라리’에서 켄 마일스와 캐롤 셸비가 포드 GT40 MK2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기어코 페라리를 제치고 포드에게 우승을 안겨준 차는 ‘포드 GT40 MK2’다. 외관만 놓고 보면 경쟁 상대로 등장하는 ‘페라리 330 P3’보다 수수하다. 둥근 곡선과 세련된 바디라인의 페라리330과 달리 GT40은 투박하고 직선의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성능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1964년 4월 공개된 GT40에서 40은 차의 높이가 40.5인치(1,029m)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드 GT40은 테스트를 위해 참가한 첫 르망24에서 완주에 실패한다. 절치부심. 켄 마일스와 캐롤 셸비는 직접 차체에 테이프로 실을 붙이며 공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등 차량 개조에 나선다. 르망24는 절대적인 성능도 중요하지만, 24시간 레이싱을 버텨낼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춰야 승리할 수 있는 레이스이기 때문이다. 결국 엔진 배기량을 7.0리터로 늘려 출력을 485마력까지 높이고, 토크도 65.7kg·m까지 개선하는 데 성공한다. 스피드를 위해 무게는 1,216kg까지 줄였다. 결국 포드는 GT40 MK1을 MK2로 3개월 만에 개조, 24시간 동안 4,843.2km를 달려 르망24에서 우승을 따낸다. 이후 포드는 2005년 GT40을 기반으로 양산모델 4,000대를 판매했으며, 2017년에는 GT2세대 모델로 최고 출력을 650마력까지 내는 고성능 차량을 1,000대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이 차는 현재 5억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그렇게 이기고 싶어했던 페라리의 차량은 1960년부터 1965년까지 르망24에서 우승한 페라리330이다. 이 차량은 공차 중량이 851kg에 불과하다. 여기에 3,967cc V12 엔진을 탑재했고, 5단 수동 변속기와 결합해 최대 출력 420마력을 낸다. 최고 속도는 310km/h. 영화 속에서는 1966년 르망24시에서 페라리의 모든 후보가 탈락하고, 포드가 1·2·3위로 우승을 차지한다. 그러나 페라리는 다음해 데이토나24시에서 1·2·3위를 차지하며 포드에게 다시 복수하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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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막바지에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포드 GT40 제이카(J Car)는 기존에 사용하던 7리터 V8기통 엔진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새로운 기술을 탑재했다. 이듬해 르망24 출전을 앞두고 켄 마일스와 캐롤 셸비는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수정해 차량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테스트를 거듭했다. 페라리의 장점이자 포드의 약점이기도 한 공기역학적인 부분을 보완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기계 결함으로 제이카 엔진이 폭발하고, 켄 마일스도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차를 향한 인간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치열한 승부로 짜인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다. 스토리 못지 않게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화려한 레이싱카들을 함께 즐겨보는 재미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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