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이우환의 '바람' 제2 김환기 열풍 일으키나

<케이옥션 22일 172점 경매>

1985년작 '동풍 S.8508B'

추정가 16억~23억원으로

경합땐 최고가 기록 깰수도

이중섭의 '돌아오지 않는 강'

천경자 '꽃을 든 여인'도 출품

이우환의 1985년작 ‘동풍 S.8508B’가 추정가 16억~23억원에 22일 열리는 케이옥션 경매에 오른다. /사진제공=케이옥션이우환의 1985년작 ‘동풍 S.8508B’가 추정가 16억~23억원에 22일 열리는 케이옥션 경매에 오른다. /사진제공=케이옥션



이우환의 ‘바람’이 ‘제 2의 김환기’ 열풍으로 이어질까.

현대미술가 이우환의 1985년작 ‘동풍 S.8508B’가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리는 경매에 오른다. 추정가는 16억~23억원으로, 경합이 붙을 경우 이우환 작품의 경매 최고가 기록까지 넘보게 할 전망이다. ‘선’ ‘점’ ‘바람’ 시리즈로 이어지는 이우환의 회화 연작은 1970년대의 ‘점’과 ‘선’이 강세였으나 최근 ‘바람’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높아지는 추세다. ‘점’ ‘선’ 연작은 하나의 색으로 점 또는 선을 반복적으로 그리면서 명암과 형태를 변주해 정제된 미감을 보여준다. 이우환 작품 중 가장 비싼 낙찰가를 기록한 ‘점으로부터’가 지난 2012년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약 223만달러(약 26억원·수수료 포함)에 팔렸고 지난 2014년 11월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선으로부터’가 216만5,000달러(약 23억7,000만원)에 팔렸다.

반면 1980년대의 ‘바람’ 시리즈는 엄격한 질서와 통제에서 벗어나 생성과 소멸, 관계의 미학을 보여준다. 바람 시리즈의 경우 고가작품도 15억원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10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1984년작 ‘동풍’이 1,350만 홍콩달러(약 20억7,000만원)에 낙찰돼 ‘바람’ 연작 중 최고가 기록을 썼다. 이우환의 ‘점’ ‘선’ 중 일부가 위작유통설에 연루됐으나 필치가 자유로운 ‘바람’은 예외였으며, 방탄소년단(BTS)의 RM이 특히 좋아한다고 지목한 것 또한 ‘바람’이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동풍’은 세로 227.3㎝, 가로 181.8㎝의 캔버스를 푸른색의 표현주의적인 붓질이 뒤덮은 것으로 이우환 특유의 ‘최소한의 예술적 개입’이 여백의 미와 어우러진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K-Artmarket)의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 집계에 따르면 전체 1,543억원 중 낙찰총액 최고 작가는 김환기(247억9,000만원)에 이어 이우환(132억2,000만원)이었다. 이우환이 ‘제2의 김환기’로 불리는 이유다. 글로벌 미술시장전문매체 아트넷이 최근 발표한 ‘지난 10년간 작품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작가 100명’ 리스트에서도 이우환은 한국인 중 가장 높은 순위인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구겐하임 뉴욕과 베르사유궁전에서의 개인전에 이어 프랑스 퐁피두센터 메츠, 중국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 미국 뉴욕 디아비콘, 워싱턴 허시혼 박물관 조각정원 등 외국 전시에 주력해 온 이우환은 오는 9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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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의 1982년작 ‘꽃을 든 여인’이 추정가 7억~12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2008년 경매에서 5억원, 2016년에 7억8,000만원에 팔렸던 작품이다. /사진제공=케이옥션천경자의 1982년작 ‘꽃을 든 여인’이 추정가 7억~12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2008년 경매에서 5억원, 2016년에 7억8,000만원에 팔렸던 작품이다. /사진제공=케이옥션


케이옥션은 이날 경매에 172점, 약 100억원어치의 작품을 출품한다. 천경자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1982년작 ‘꽃을 든 여인’(이하 추정가·7억~12억원)이 경매에 올라 눈길을 끈다. 이 그림은 지난 2008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5억원에 팔린 후 2016년에 다시 나와 7억8,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일명 ‘미인도’라 불리는 천경자 특유의 정면 여성 인물상으로, 화사한 노란 옷을 입은 여인이 한 아름 꽃다발을 안고 머리에 화관을 쓴 모습이나 눈망울은 애수에 젖어 있다.

전쟁의 비극과 가난의 고통을 겪은 ‘천재화가’ 이중섭이 세상을 뜨던 해인 1956년에 그려 절필작으로 불리는 ‘돌아오지 않는 강’(1억5,000만~3억원)도 경매에 다시 오른다.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작가 탄생 100주년 전시 때 출품된 주요 작품이며 지난해 3월 경매에 나와 1억8,000만원에 팔렸다. 이중섭은 메릴린 먼로 주연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과 동명의 작품을 4점 남긴 것으로 확인된다. 양면화로 제작된 또 다른 ‘돌아오지 않는 강’은 2008년 경매에서 1억5,000만원에 팔렸다가 지난해 경매에 다시 출품돼 2배인 3억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경매에서 1억5,000만원에 팔렸던 이중섭의 1956년작 ‘돌아오지 않는 강’이 경매에 다시 나왔다. 동명의 다른 작품은 2008년에 1억5,000만원에 낙찰된 후 지난해 2배인 3억원에 팔렸다. /사진제공=케이옥션지난해 경매에서 1억5,000만원에 팔렸던 이중섭의 1956년작 ‘돌아오지 않는 강’이 경매에 다시 나왔다. 동명의 다른 작품은 2008년에 1억5,000만원에 낙찰된 후 지난해 2배인 3억원에 팔렸다. /사진제공=케이옥션


이 외에도 김환기의 작품 7점 약 10억원어치를 비롯해 박서보·정상화 등 블루칩 작가, 다양한 고미술품이 경매에 오른다.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22일까지 출품작 전체를 실물로 감상할 수 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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