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유치원 3법’ 통과했지만 여전히 갈길 먼 국공립 유치원

작년 국공립 취원율 27.9%로 전체 4분의 1에 불과

학령인구 감소·매입형 유치원 난항에 어려움 가중

2021년 40% 비중 정부 목표 공염불 될 듯

한유총 입장 발표도 취소...31일 선고에 운명 갈릴 듯

/이미지투데이


‘유치원 3법’의 국회 통과로 유아보육 공공성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정작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취학 전 아동인 4~5세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비율)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유치원 신설이 쉽지 않은데다 사립 유치원의 국공립 전환 정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 속도를 내지 못하는 탓이다. 정부가 오는 2021년 40%로 제시한 국공립 유치원 비중 목표치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공립 유치원에 취학한 원아 수는 17만7,330명. 이는 전체 유치원 원아 63만3,913명의 27.9%에 달하는 수치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국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 비중은 전체의 4분의1 수준에 그치는 형편이다.

국공립 유치원의 원아 비중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해 정부 정책목표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국공립 유치원 취학률은 5년 전인 지난 2014년(22.7%)보다 5.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등 유아보육 전반에 대한 정책 지원을 늘렸지만 중장기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국공립 유치원 비중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국공립 유치원 원아 비중이 지난해 20%로 중소도시(28.9%), 읍·면 지역(42.3%)에 비해 크게 낮았다. 맞벌이가 많아 우선적으로 유아보육 공공성 강화 정책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도시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사립 유치원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는 왜곡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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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도 국공립 유치원 확대가 쉽지 않은 데 일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아보육 수요가 많은 서울의 경우 국공립 유치원 하나를 짓는데 1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서울시교육청이 지방의회의 사업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예산지원안이 부결되는 경우가 단적인 사례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전체 유치원 원아 수도 2016년 70만4,138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줄어들고 있어 무턱대고 국공립 유치원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국공립 유치원의 약 90%는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단설유치원이 아니라 기존 초등학교와 시설을 공유하는 병설유치원 형태로 지어지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 확충 방안으로 교육당국이 추진하는 매입형 유치원 정책 논란도 정부 목표에 제동을 거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매입형 유치원은 기존 사립 유치원을 교육당국이 사들여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식인데 비리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유치원들의 탈출 창구로 악용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2기 매입형 유치원으로 사들인 청림유치원(가칭)은 부적절한 회계운영으로 종합감사에서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서울시의회가 예산 집행을 막는 등 파행이 벌어져 올해 개원이 연기됐다. 교육당국의 졸속행정으로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현실적 난관 때문에 정부가 공언한 2021년 국공립 유치원 비중 40% 목표치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계 관계자도 “정부가 2021년까지 국공립 유치원 학급 수를 2,600개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이 경우에도 취원율은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 개학연기 사태를 주도했던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유치원 3법 통과로 코너에 몰렸다. 이날 한유총은 긴급 이사회를 열었지만 유치원 3법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해 입장문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한유총 관계자는 “이사회가 1월 중 다시 개최되지 않기 때문에 입장문은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1일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시교육청의 ‘한유총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취소해달라며 한유총이 낸 소송의 1심 판결선고를 내릴 예정인데 취소가 확정될 경우 한유총은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설립허가 취소 소송에 앞서 이날 서울행정법원은 한유총 소속 유치원장들이 주축이 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에듀파인 의무화 반대 내용의 소송을 각하해 법정 싸움의 승리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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