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라임펀드 60% 개방형…"환매중단 사태 원인"

전체 사모펀드 자금의 개방형은 40% 수준

“미스매칭 애초에 자초한 것 아니냐” 비판

1조6,000억대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운용 펀드의 60% 이상을 수시로 투자금을 찾아갈 수 있는 개방형으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의 경우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과 달리 유동성이 적은 특별자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아 개방형의 비중을 줄이는데 라임은 이와 반대되는 방식으로 운용한 것으로 애초에 상품구조를 무리하게 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중 개방형으로 운용되는 자금은 2조7,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라임의 전체 설정규모(4조3,516억원) 중 63.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36.9%(1조6,057억원)가 만기에 맞춰 투자금을 찾을 수 있는 폐쇄형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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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측의 이 같은 펀드 설정 방식은 통상 폐쇄형의 비중의 높은 다른 사모펀드와 비교하면 크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전체 사모펀드 설정액 412조4,090억원 중 개방형 구조를 가진 펀드의 비중은 43.3%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라임자산운용의 개방형 비중이 전체보다 약 20%포인트가 높다는 뜻이다. 특히 라임은 부동산, 선박, 항공기, 지식재산권 등에 투자해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혼합자산펀드에도 개방형의 비중을 높였다. 전체 사모펀드 시장에서 개방형으로 설정된 혼합자산펀드의 비중은 40.6% 수준이지만 라임의 혼합자산펀드의 비중은 64.6%에 이른다. 장기투자에 적합한 자산을 편입하고도 개방형으로 뚫어놔 혼란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환매중단 사태와 연결된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와 ‘플루토 TF 1호’ 등이 혼합자산펀드에 해당한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도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에서 “코스닥 주가 약세로 운용 중인 메자닌 펀드 수익률이 악화됐고 주식전환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개방형 펀드의 상환 청구 증가와 폐쇄형 펀드의 만기 도래로 급격하게 상황이 나빠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기가 길고 무거운 장기투자물을 개방형으로 담아놓으면 미스매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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