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위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올림픽 출전까지 두 번의 기회를 남기고 있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전을 이기면 그대로 7월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4강에서 지더라도 한 번의 기회가 더 있다. 3·4위전에서 이기면 3위로 도쿄행 막차를 탈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호주전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표팀은 22일 오후10시15분(이하 한국시각)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준결승 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호주와 A대표팀 간 대결에서는 8승11무9패로 팽팽했지만 U-23 대표팀 간 전적에서는 10승2무2패로 크게 앞서있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 체제로 지난해 3월 캄보디아에서 치른 AFC 챔피언십 예선에서 2대2로 비겼고, 지난 3일 말레이시아에서의 비공개 평가전에서도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만큼 전력상 확실한 우위를 자신할 수 없다. 서로 너무 잘 알아 연장이나 승부차기 가능성이 앞선 경기들보다 크다.
이번 대회 들어 한국이 4전 전승에 7골 3실점 하는 동안 호주는 2승2무(8강 연장승 포함)에 5골 3실점 했다. 지난해 캄보디아 예선 전반에 혼자 2골을 한국 골문에 넣은 공격수 니컬러스 디아고스티노(퍼스)가 경계 대상 1호다. 디아고스티노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태국전에서도 멀티골을 뽑았다. 공격수 알 하산 투레(아들레이드)도 김학범호에 실점을 안긴 경험이 있다. 말레이시아 비공개 평가전에서 동점골을 넣었다. 부모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인 그는 이번 대회 8강 시리아전에서 연장 전반 결승골을 터뜨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1골 2도움을 올린 미드필더 레노 피스코포(웰링턴)는 한 번의 패스로 골 기회를 열어주는 능력을 갖췄다.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할 만큼 호주 전력의 핵심이다. 호주는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이 대회 첫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서는 이동경(울산)과 오세훈(상주)이 호주전 득점 경험자다. 이동경은 캄보디아 예선, 오세훈은 최근 평가전에서 호주의 골문을 열었다. 이동경은 이번 대회 8강 요르단전에서 종료 직전 프리킥 골을 터뜨려 한껏 사기가 올라 있다. 조별리그 2차전에 7명, 3차전에 6명, 8강에서 8명을 바꾸며 ‘카멜레온 전술’을 써온 김 감독이 난적 호주를 맞아 어떤 카드를 꺼낼지도 관심이다. 이번 대회 2골씩을 넣은 이동준(부산)·조규성(안양)·오세훈이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4강인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전은 22일 오후7시15분 열린다. 결승은 26일 오후9시30분 방콕에서, 3·4위전은 25일 같은 시각 역시 방콕에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