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렴의 사람 간 전염을 공식 확인했고 ‘우한 폐렴’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에 준하는 ‘을’류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했다. 또 확산방지 예방 조처는 최고 단계인 ‘갑’류에 준해 대응하기로 했다.
2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41% 하락한 3,052.14에 장을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도 1.28% 하락했다. 전날까지 우한 폐렴 확진자가 총 291명, 사망자가 6명으로 집계되며 피해가 중국 전역으로 번져나갈 조짐이 커지면서 증시가 급락한 것이다.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에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충격까지 겹친 홍콩에서는 항셍지수가 2.81% 급락했다. 전날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홍콩의 신용등급을 ‘Aa2’보다 낮은 ‘Aa3’로 내렸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뿐 아니라 아태지역 경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대만 여성 1명이 확진 판명을 받고 필리핀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오는 등 인접국으로 우한 폐렴 피해가 확산됐다. ING의 롭 카넬 수석 아태 이코노미스트는 2003년 사스 때보다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시 아시아 국가들이 경기침체에 빠진 것처럼 소비자들이 겁을 먹으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에 ‘우한 폐렴’에 철저히 대응하라는 중요 지시를 내렸다. 국가주석이 특정 전염병과 관련해 중요 지시를 내리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춘제(중국 설)에 대중교통편으로 귀향하는 중국인들의 불안을 차단하고 자칫 실물경제로 파장이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은 우한시 보건당국과 함께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시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WHO 전문가들이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조사작업을 벌이는 현지 전문가와 관리들을 만났다고 21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