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미치는 영향력은 불이나 전기보다 더 심대합니다.”
순다르 피차이(사진) 알파벳·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콘퍼런스에서 AI가 인류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대해 “우리 인류가 작업하고 있는 가장 영향력이 큰 것들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류 스스로 만들어낸 AI가 몰고 올 변화가 과거의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한 파괴력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피차이 CEO의 평가다.
그는 AI의 영향력이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범세계적인 탓에 그에 대한 대응도 국제공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차이 CEO는 “AI는 기후와 다르지 않다”며 “한 국가 또는 몇 개 국가들만 노력해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전 세계적인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현행 AI 규제 정책은) 훌륭한 출발점”이며 “AI가 책임감 있게 발전하려면 많은 나라가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유사한 국제적 합의를 바탕으로 함께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정부가 적용을 추진 중인 얼굴인식 기술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얼굴인식 같은 기술이 실종자를 찾는 등 좋은 일에 쓰일 수 있지만 대중 감시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피차이 CEO가 AI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료 분야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암은 종종 놓치기도 하는데 그에 따른 결과의 차이는 매우 크다”며 “예를 들어 폐암에서 5명의 전문가가 동의하는 방식을 다른 5명은 반대할 수 있다. AI를 이용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최근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다른 환자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해 질환을 진단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AI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근 구글이 헬스케어 부문에서 한 의료업체와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을 하는 것을 두고 건강정보 유출 등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구글에 사생활 보호는 핵심적 사항”이라며 “사람들의 민감한 정보를 지메일·구글포토 등을 통해 다루는 만큼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