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설 연휴 기간 브라질을 찾아 ‘명절 현장 경영’을 펼쳤다.
설 연휴 전 삼성전자 및 계열사 인사를 마무리한 만큼 해외 사업 현장을 직접 챙기면서 글로벌 삼성전자에 메시지를 전하고 ‘100년 삼성’의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출장에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장시호 글로벌기술센터장 부사장을 비롯해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노태문 신임 무선사업부장이 동행해 현지 생산 시설 등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을 찾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에서 나온다”며 “과감하게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으로 100년 삼성의 역사를 함께 써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먼 이국의 현장에서 흘리는 땀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현장 경영에서 중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브라질 상파울루 법인과 스마트폰 현지 생산 시설인 캄피나스 공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지난 2014년부터 여건이 허락할 때마다 명절에 해외 현장을 직접 찾아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만남을 갖거나 현지 시장을 점검하는 ‘명절 현장 경영’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설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2기 공사 현장을,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았다. 올해의 경우 파기환송심 1차 공판(지난해 10월25일) 이후 해외 출국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해외 현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브라질을 직접 찾았다.
특히 올해는 해외 출장 직전 임원인사를 단행한 만큼 인사에 담은 메시지를 전 세계 삼성전자 그룹 관계자들에게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가 중남미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곳들을 잇달아 방문한 것 자체가 미래에도 삼성전자가 ‘초격차 1위’를 이어나가자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질의 열대우림 지역 정중앙부에 위치한 마나우스는 오지로 꼽히지만 브라질 정부가 1960년부터 전략 생산기지로 육성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법인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1995년 마나우스 법인을 설립하고 현재 TV·모니터·스마트폰·태블릿PC·에어컨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캄피나스 공장과 함께 총 7,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며 중남미 시장 전체의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이 부회장은 경영에 본격 참여하기 시작한 2001년 첫 해외 출장지로 마나우스를 택하기도 했다. 또 상파울루에는 브라질 연구소와 중남미 디자인 연구소(Samsung Design Latin America)를 두고 중남미 소비자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