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인정하고 대신 팔레스타인에 제한적 국가 설립을 허용하는 것을 뼈대로 한 중동평화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측이 “1,000번이라도 거부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는데다 미국 내에서도 지나치게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방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평화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참석했다. 이번 평화안은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에 수도를 포함한 국가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협상하는 향후 4년간 요르단강 서안에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지 않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를 세우고 대사관을 만드는 데 500억달러(약 58조7,850억원) 규모의 국제금융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 구상은 트럼프의 사위이자 유대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약 3년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측에 모두 유익한 윈윈”이라고 했지만 팔레스타인 측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강제 점령한 지역으로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 민족은 미국의 구상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보낼 것”이라며 “1,000번이라도 노(No)라고 할 것”이라고 거부 의지를 분명히 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