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라이프

"3㎝ 넘는 난소 낭종 치료에 '배액관 경화요법' 효과적"

서석교·김만득 세브란스병원 교수

"낭종 크거나 양쪽에 있는 2030 등

시술 간편··난소 기능저하 적어 권유"

“20대 초반인데 난소 좌우 양쪽에 낭종(물혹)이 있는 자궁내막증 환자, 난소 낭종 지름이 3㎝를 넘는 여성, 수술로 낭종을 잘라낼 경우 난소 기능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여성, 수술로 낭종을 잘라냈는데 재발한 여성 등은 수술 대신 ‘배액관 이용 자궁내막증 경화요법’이라는 시술을 의뢰합니다.”

서석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 낭종을 수술로 제거할 경우 난소 조직 손상과 기능 저하가 불가피해져 임신이 더욱 어려워지므로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 시술 방법은 김만득 영상의학과 교수가 체내 고름 등을 빼낼 때 쓰는 배액관, 간에 생긴 물혹을 제거할 때 쓰는 알코올경화술을 난소 자궁내막증 치료에 접목해 개발했다.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서 증식하면 낭종이 커지면서 난임·생리통 등을 유발한다. 하지만 생리통이 있어도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는 여성이 워낙 많다 보니 난소 낭종으로 세브란스병원을 찾는 자궁내막증 여성 환자 대부분의 낭종 지름이 3㎝를 넘는다. 10㎝나 되는 여성도 있다.

난소 등에 생긴 자궁내막증 병변난소 등에 생긴 자궁내막증 병변



김 교수는 “낭종에 고여 있는 피를 플라스틱 배액관으로 빼낸 뒤 알코올을 넣어주고 20~30분 기다리면 낭종 내막 조직이 괴사, 낭종이 바로 쪼그라든다”며 “논문 발표 이후 해외에서 많은 분이 문의를 하고 있고 영국·호주 등에서는 원정 치료를 받고 간 자궁내막증 환자도 있다”고 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 안쪽 점막인 자궁내막 조직이 월경→생리혈의 역류로 자궁 밖 난소나 복강(복벽으로 둘러싸인 배 안의 공간)으로 들어간 뒤 제거되지 않고 자라나 발생한다. 자궁내막은 수정란이 착상·발육해 배아가 되고 태반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여성의 생식주기에 맞춰 발달·퇴축을 반복한다.



자궁 밖에서 증식한 자궁내막 세포는 주변 장기를 파고들어 난소·대장·복벽·요관 등이 달라붙는 유착을 일으킨다. 특히 난자와 정자의 수정, 배아의 자궁 내 유입에 문제를 일으켜 난임의 원인이 되며 심한 월경통, 하복부 통증 등을 일으킨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자궁을 떼어내지 않는 한 5년 내 재발률이 40%에 이른다. 유착된 장기를 떼어내려면 수술이 불가피해진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영양 상태가 좋아져 초경이 빨라지고, 결혼·출산이 늦어지고, 출산 횟수가 줄어 자궁내막증 환자가 늘고 있다.

서 교수는 “낭종이 작을 때는 자궁 밖 자궁내막 조직의 출혈을 막기 위해 여성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약물(프로게스테론 제제) 치료를 많이 한다”며 “더 이상 임신·출산을 하지 않을 경우 수술을 하는 게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데 수술 후에도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리통은 일반적으로는 초경 때와 비슷하고 보통 하루 이상 계속되지 않는다”며 “다른 원인으로 이차성 생리통이 생긴 경우, 생리 전부터 또는 생리 기간 내내 생리통이 지속되거나 생리통이 점점 심해진 경우, 없었던 생리통이 생긴 경우라면 전문의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젊은 여성 생리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궁내막증이며 자궁선근증에 따른 생리통은 30대 후반~40대 초반에 많이 발견된다. 자궁근종으로 인한 생리통은 드물다. 골반염, 자궁에 피임기구를 끼는 경우도 생리통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궁내막증은 생리 양과 무관하지만 자궁선근증·자궁근종은 생리 양을 늘릴 수 있다.


임웅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