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전염 우려가 확산되자 노동계에서도 노동자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정부의 보호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파동 당시 병원 이송노동자가 전파자가 됐던 사례에 비춰 이번에도 관련 종사자들에게 예방조치가 필수적으로 여겨지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의료기관·대중교통·서비스업종 등 대중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일하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예방 조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 “공공 서비스 노동자의 안전은 시민의 건강과도 직결되지만 정부 대책에는 노동자에 대한 구체적 조치가 하나도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역시 민주노총 산하 서비스연맹 역시 성명을 통해 “판매·설치·수리·배달·관광 등 서비스 노동자의 감염 예방은 소비자에 대한 보호조치이기도 하다”며 정부에 감염 예방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각종 다중이용시설의 근무자들을 위한 예방조치가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서비스연맹은 “정부 차원의 조치가 없다 보니 일부 사업장에선 서비스의 질을 핑계로 마스크 배포는커녕 착용마저 금지하고 있다”며 “노조가 없는 곳에선 사용자들의 압박에 제대로 의견도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공사 노조도 성명을 내 “마스크를 개인 보호구로 지급해서는 3일간 사용을 지시하거나 보안구역이 아닌 곳에선 제때 제공하지 못했다”며 “비행기를 탄 승객이 탑승동으로 넘어오는 탑승교엔 소독제도 비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료기관, 공항, 항공·택시·철도·버스 등 교통, 돌봄·재가요양 등 사회서비스, 민원기관 노동자에 대한 즉각적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시민들을 위한 임시격리시설에서 일할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공공운수노조는 강조했다. 또한 노동자들에게 즉각 보호장구를 지급하고 대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검역 등의 인력을 확충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에게도 차별 없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