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재판에 넘기며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청와대 핵심인사들의 기소가 일단락됐다.
29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동일한 혐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기소된 지 12일 만이다. 검찰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을 수사한 결과 이미 직권남용 혐의로 공소 제기한 조 전 장관 이외에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도 공범으로서 혐의가 인정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책임자였던 박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 감찰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조 전 장관 공소장에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될 당시 친문(親文) 인사들이 전방위적인 구명운동을 벌였다는 사실이 적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백 전 비서관은 박 전 비서관에게 “유재수를 봐주는 건 어떻겠나. (금융위원회) 사표만 받고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백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에게 “참여정부 인사들이 유재수가 과거 참여정부 당시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니 봐달라고 한다”는 취지의 청탁을 전달했고 조 전 장관은 박 전 비서관에게 “백원우 비서관과 처리를 상의해보라”고 지시했다.
백 전 비서관은 감찰중단 후 유 전 부시장이 징계 없이 금융위에서 퇴직해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전하는 데 영향을 미친 혐의도 받는다. 유 전 부시장 구명에 가담한 인물로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현 정권 실세 인사들도 거명되며 검찰의 기소 범위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을 조 전 장관 사건이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법으로 기소했다. 두 사건의 병합심리를 재판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17일 조 전 장관이 동부지법이 아닌 중앙지법에 기소된 것과 관련해 “동부지법에 관할이 없고 조 전 장관 측에서도 중앙지법에 기소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은 같은 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하명수사를 지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주요 피의자들이 잇따라 기소되며 중앙지검과 동부지검에서 조 전 장관 일가족 의혹, 감찰무마, 선거개입 세 갈래로 진행되던 청와대를 둘러싼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