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내부 준법감시제도를 강화하기 위해 준법감시조직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한다. 또 별도의 준법감시 조직이 없던 계열사들은 준법감시 전담부서를 신설하기로 했다. 준법감시조직의 부서장으로는 변호사를 선임해 전문성도 강화한다.
이는 다음달 초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공식 출범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내부 준법감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사내 준법감시조직 강화 방안을 의결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법무실 산하에 있던 컴플라이언스팀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독립시켜 위상을 높이는 한편 법무실이 컴플라이언스팀에 간섭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또 기존 전무급이 맡았던 컴플라이언스팀장을 부사장에게 맡기고 컴플라이언스팀장의 겸직도 금지하기로 했다. 컴플라이언스팀장은 이사회에도 참석하며 컴플라이언스팀의 이사회 정기 보고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이외의 계열사들도 회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실효적인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SDI·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중공업 등 10개 계열사가 과거 법무실·법무팀 산하에 있던 준법감시조직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변경한다. 이에 따라 준법감시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하는 삼성 계열사는 기존 삼성화재 1개사에서 11개사로 늘어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제일기획·호텔신라·삼성자산운용 등 별도의 준법감시 전담조직이 없어 법무팀이 준법감시 업무를 겸해왔던 계열사들은 이번에 독립적인 준법감시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 계열사들은 회사 규모에 따라 변호사를 준법감시조직의 부서장으로 지정해 준법감시 전문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위상이 강화된 각 계열사의 준법감시조직은 다음달 초 출범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독립적 외부 감시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 계열사들의 이사회 주요 의결사안에 법 위반 리스크가 없는지 사전 모니터링하고 사후에 검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를 신고받아 직접 조사할 수도 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김 위원장 등 외부인사 6명과 이인용 삼성전자 CR(대외협력) 담당 사장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은 준법감시위원회 설립·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준법감시위원회로부터 감독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