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투자금 유치 혐의로 징역 12년 확정 판결을 받았던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또 다시 거액의 불법 투자를 끌어모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형까지 이대로 확정되는 경우 총 14년 6개월을 복역해야 한다. VIK는 현 정권 실세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라젠(215600)의 과거 최대 주주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는 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이 대표는 2015년 12월~2016년 4월까지 VIK의 투자사인 비피유홀딩스의 유상증자에 관여하면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투자금 619억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또 금융당국 인가 없이 당시 비상장사였던 신라젠 주식 1,000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범행 당시 이 대표는 7,000억원대 불법 투자 유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이었다.
법원은 “이 대표가 VIK 자금과 관련된 중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었고, B사의 오모 대표와 공모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620억 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를 진행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피고인은 투자 대상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투자금이 상당한 거액이고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되지 않은 점에 비춰 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신라젠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납입 대금도 반환했다”며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했다.
법원은 이 대표의 투자금 모집행위는 유사수신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유사수신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앞서 2011년부터 4년 동안 금융당국의 인가 없이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약 3만 명에게서 7,000억원대 불법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의 확정 판결을 바 있다.
VIK는 최근 정치권 연루 의혹이 제기된 신라젠에 투자한 회사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2013년 신라젠에 450여억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가 2015년 말 지분을 전부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