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이 납품하는 협력업체를 홀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전직 대표가 비리 의혹으로 도중 하차하면서 4개월째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홈앤쇼핑이 또 다른 악재를 만난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을 이끌고 있는 최상명 비상경영위원장은 지난 달 30일 납품하는 협력사와 오찬을 겸한 신년 간담회 자리에서 3분간 인사만 하고 퇴장해 ‘협력사 홀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간담회에는 매년 정례행사로 이어져 오던 것으로 홈앤쇼핑과 납품업체간 상생을 도모하는 자리다. 홈앤쇼핑에 납품하는 40여개 협력사 대표와 경영진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표 역할을 맡은 최 위원장이 사적 약속을 이유로 3분간 인사말만 하고 퇴장하자 참석 CEO들은 “협력사를 무시하는 것이냐”는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최 위원장은 간담회에 지각한 데다 “홈앤쇼핑과 상품공급자는 한 배를 탄 중요한 파트너”라는 원론적인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나면서 일부 참석자들은 “불쾌하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 있던 팀장급 실무자가 남은 간담회 일정을 진행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는 등 사실상 파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과 협력사는 상품 선정부터 판매까지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홈앤쇼핑 대표가 간담회를 주도해 온 관례와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참석자는 “신년간담회 자리는 본사의 비전과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라 협력업체에는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중 하나”라며 “전직 대표들이 행사 20여분 전에 와 스킨십을 하고 궁금한 점에 대해 직접 설명을 하던 작년 행사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 황당하기 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작년 11월 최종삼 전 대표가 기부금 유용 의혹 등으로 중도사퇴 하면서 최 위원장이 경영 공백을 수습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위원장은 작년 말 본부장급 임원 5명을 사퇴시키고 지난달 팀장급 직원 70%를 교체 대상에 올리는 등 대대적인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협력사 홀대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영관리 능력 부재 대한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홈앤쇼핑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상 체제가 아닌 차기 대표를 조기에 선임해야 하는 데도 후임 하마평도 나오지 않고 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당초 비상경영위 고문이었던 이효림 전 사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사퇴해 최 위원장이 대참했다”며 “최 위원장은 개인적인 약속이 아니라 관과 약속이어서 불가피하게 일찍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가 33%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