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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희, 숙대 포기한 트랜스젠더 학생에 "함께 살아나가자, 끈질기게"

박한희 변호사./사진=공익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 법 홈페이지박한희 변호사./사진=공익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 법 홈페이지



학내 반대에 부딪혀 숙명여자대학교 입학을 포기한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해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가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로 숙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씨(22)가 롤모델로 꼽았던 인물이다.

박 변호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는 (숙명여대) 등록을 안하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고민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고 A씨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들과 함께 어울리고 살아갈 거라는 점에서 당사자분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그저 저 나름의 소회라고 할까 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외부로부터의 ‘여성성/남성성’에 대한 증명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자기 불신과 내적 설득의 과정을 거쳤다”며 “그래서 한때는 긴 괴로움의 시간도 보냈지만, 그런 고민들을 해결해 준 것이 ‘페미니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으로 인해 비로소 저는 자기 의심을 거두고 그냥 나는 나로서 살면 된다고 편해질 수 있었다”며 “그런데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저, 트랜스젠더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목소리에 정말 깊은 좌절과 괴로움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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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얼마 전 기사에서 숙명여대 학칙을 ‘생물학적 여성만 입학 가능’으로 개정하자고 요구하면서 든 근거는 염색체였다”며 “신체 조건이 변경 가능하고 이를 통해 성별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염색체는 단지 X와 Y의 기호 외에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어째서 내 세포 속 23쌍 중 1쌍에 불과한 염색체가 진지한 정체성의 호소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인지 전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숙대가 주장한 ‘안전’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면서도 “(성별의 구분 과정에서) 결국 위험인자로 추정되고 쫓겨날 수밖에 없는 경계에 선 사람들은 또 다른 안전의 위협을 받는다”며 “지금 당장의 위협 앞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안전하고,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우리의 지향점이 되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A씨를 비롯해 트랜스젠더들은 조롱과 모욕을 위한 가상의 캐릭터도 아니고 인터넷의 밈도 아닌 현실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같이 살아가는 존재”라며 “인간의 삶이 ‘태어나서 살다가 죽었다’로 요약될 수 없는 것처럼 트랜스젠더의 삶도 한 두 마디의 문장으로, 나아가 오직 트랜스젠더만으로서의 삶으로 요약할 수 없다. 논쟁과 토론은 환영하지만 모든 것은 부디 이 점에서부터 출발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변희수 하사, A씨 모두 더이상 자신을 감추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었고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지지도 이어졌다는 것”이라며 “이 흐름은 다소의 부침은 있을지라도 결코 뒤로 가지는 않을 것이며, 이에 맞추어 우리 사회도 변해나갈 것. 그렇기에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살아나자. 끈질기게”라고 덧붙였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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