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에 총 2조6,0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한 것은 ‘동반성장’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특히 삼성이 세계 초일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협력사와 공생하면서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재용(사진)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이 부회장의 동반성장 전략을 실현을 위해 삼성은 그동안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자금·인재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지원해왔다. 자금 지원 분야에서는 대표적으로 상생펀드와 물대지원펀드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상생펀드는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기술개발·시설투자·운영자금 등을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1조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물대지원펀드는 1·2차 협력사가 하위 협력사에 대한 물대를 30일 내 현금 지급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금에 대해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삼성이 내놓은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도 상생펀드와 물대지원펀드를 통해 지원된다.
자금지원 외에도 협력 업체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지원책들이 대거 포함된 점도 실질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삼성은 협력사가 긴급 자재 공급을 위해 항공배송으로 전환하는 경우 물류비용을 실비로 지원하고 구매처를 다변화할 경우 부품 승인 시간과 절차를 단축하기로 했다. 협력사가 원활하게 자재를 조달할 수 있도록 물류 업체와 통관정보를 공유하고 우회 및 대체 물류 경로를 협력사에 개발·제안한다. 아울러 협력 업체들이 놓치기 쉬운 중국 정부 지침, 중국 물류 및 통관현황 등 정보, 감염병 예방관리 수칙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중국 진출 협력사에는 마스크·손세정제·체온계 등도 공급한다. 이외에도 협력사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협력사 지원센터’를 운영해 협력사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모니터링하고 발굴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을 포함해 모든 기업이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협력사들은 더욱 힘들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협력사들의 피해 상황을 꾸준히 살피면서 현실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 방안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