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개강일도 몰라요”...신종코로나에 발 묶인 중국대 한인유학생들

학사일정 미정에 시간 붕뜬 한인 유학생들

청화대 등 中 대학들 개강일조차 안정해져

취업반 학생들은 취업전선 영향 줄까 우려

당분간 중국 밖 유학생들 기숙사 출입 엄금

지난 1일 베이징 소재 중국런민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사일정 관련 공지. 구체적인 개강 시기는 추후 통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중국런민대 홈페이지 캡처지난 1일 베이징 소재 중국런민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사일정 관련 공지. 구체적인 개강 시기는 추후 통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중국런민대 홈페이지 캡처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에 돌아온 한인 중국대학 유학생들도 진퇴양난에 빠졌다. 개강 등 학사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아 한국에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다 중국에 가더라도 기숙사 출입 금지로 사실상 머물 곳조차 없는 처지이다.

11일 중국 소재 대학의 한인학생회 등에 따르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대학들 대부분이 개강 날짜 등 학사 일정을 정하지 못 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대학교는 오는 17일이었던 개강을 다음 달 2일로 잠정 연장했다. 더구나 감염증 확산 양상에 따라 개강을 더 미룰 수 있다고 단서도 달았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런민대나 칭화대 역시 잠정적인 개강일조차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인 유학생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베이징대에 재학 중인 임현진(23) 씨는 “막 전역을 한 뒤라 복학날짜에 맞춰 주거 등 구할 게 많은데 개강일조차 불확실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국런민대 소속 조모(25) 씨 역시 “학사 일정이 갑자기 결정되면 급박하게 비싼 가격에 표를 사야 할까 봐 걱정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졸업생인 경우 개강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면 학사일정도 덩달아 밀리면서 취업에 지장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매했던 왕복 비행기 표를 취소하는 등 유학생들의 금전적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런민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표 취소로 인한 금전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공지된 사항은 없는 상황이다. 중국 대학은 한국보다 겨울방학이 짧아 통상 중국에서 방학을 보내는 유학생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겨울방학은 신종코로나 위험이 겹치면서 대부분 학생들이 한국으로 들어온 터라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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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더라도 사정이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 중인 베이징·칭화·중국런민대는 사실상 한국 유학생들의 기숙사 출입을 잠정 금지하고 있다. 중국런민대의 경우 지난 1일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베이징시 밖에 있는 학생들은 학교 허락 없이는 베이징 출입을 금지하며 시내에 있더라도 학교 밖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은 학교를 출입할 수 없다’는 취지의 공지를 내렸다. 조씨는 “베이징에 가더라도 기숙사 외 다른 거처가 없는 유학생들은 지낼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일부 중국 대학을 중심으로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면 대 면으로 이뤄지던 휴·복학 신청 등 행정처리 일체를 유선·온라인으로 전환한 것도 유학생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베이징대 김학준(23) 씨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휴·복학 신청 등을 직접 사무실에 찾아가 직접 사인도 하는 시스템”이라며 “이번에 제대하고 복학하는 주변 친구들 가운데 학교 측에서 연락도 안 받아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의하면 지난해 4월 기준 중국에서 유학 중인 한인 학생은 모두 5만 6,000명에 이른다. 대학뿐 아니라 초중등과정의 유학생까지 고려하면 학사일정 연기로 인한 유학생 피해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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