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졸업식 간소화를 두고 교사와 학생 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신종 코로나 전파를 우려한 학교 측과 학부모 참석을 원하는 학생들 간 갈등에서 시작한 이 사건은 경찰 고소로까지 이어졌다.
11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교에서 A(16)군 등 몇몇 3학년생들은 ‘졸업식(지난 7일)에 부모님도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하기 위해 교장실을 방문했다. 앞서 학교 측은 교육청 권고에 따라 교내방송을 통해 각 학급에 중계하는 방식으로 졸업식을 치르기로 했다.
당시 교장 등 일부 교사들은 ‘졸업식 간소화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교장실을 나가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학부모 없는 졸업식이 말이 되느냐” “학부모가 올 수 없다면 학생들끼리 강당에서 행사를 치를 수 있게라도 해달라”고 항의했다. 말다툼이 이어지자 한 교사가 학생들을 출입문 방향으로 데리고 가던 중 학생 한 명이 출입문을 주먹으로 쳤다. 이를 말리려던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 액자가 깨지는 등 소동이 벌어졌고, 이후 학교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다음날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결과 학교 측은 A군을 비롯해 전날 건의차 교장실에 간 학생들에게 지난 3일부터 3~5일간의 출석정지를 통보했다. 5일간의 출석정지를 통보받은 학생들은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어 학교 측은 3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해당 학생들을 기물을 파손하고 교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결국 이 학교 졸업식은 학부모 참석이 가능하도록 운동장이 개방된 상태로 진행됐다.
학교 측과 학생 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교사는 “학생들이 교장실에 들어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렸다”며 “자칫하면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교육적 관점에서 고소 취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해당 학생들 중 한 명의 학부모는 “결국 운동장을 개방하는 방식으로 졸업식 형태를 바꿀 거였으면 왜 학생들의 앞선 요청은 묵살하고 강제로 끌어내 폭행까지 하며 경찰 고소로 대응했나”라며 “출석정지 처분도 모자라 제자를 고소까지 한 것은 학생들에게 과한 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