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신규 조합원들 중 30대 이하 청년층의 경우 가입 전에는 노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나 가입 후에는 구체적인 근로조건들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조에 새로 가입하는 이들은 노동시간과 안전, 임금·소득 등의 문제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민주노총이 1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연 ‘2017년 이후 신규 노조·조합원 연구결과 발표’ 토론회에서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노동권연구소장은 지난 2017년 이후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중 8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조사에서 노조에 가입하는데 고용불안, 임금·소득, 노동시간·안전, 괴롭힘·성희롱, 고용형태, 동료 권유, 노조에 대한 신뢰 등 7개 항목이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5점 척도로 평가했다. 그 결과 노동시간·안전과 임금·소득 항목이 각각 4.15점, 4.11점으로 1, 2위를 나타내며 ‘그렇다’에 해당하는 4점을 넘겼다. 다만 남성은 임금·소득에, 여성은 노동시간·안전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집계됐다. 장 소장은 “남성이 생계 부양의 주책임자로 간주되고 여성은 가정생활의 주책임자로 간주되는 문화와 관련돼 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30대 이하 청년층의 노조에 대한 신뢰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이다. 노조 가입에 영향을 미친 요소 조사를 세대별로 구분한 결과 30대 이하의 경우 노조에 대한 신뢰가 가입에 영향을 미친 비중이 5점 만점에 3.75로, 3.95를 나타낸 40대 이상에 비해 눈에 띄게 적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노조에 가입하기 전 노조에 대한 인식이 어땠는지 물었을 때도 30대 이하에서는 긍정적이라 인식한 비율이 27.5%로 40대 이상(33.5%)보다 적었다. 반대로 관심 없다는 응답은 8.6%로 40대 이상(6.0%)보다 높았다.
반면 노조 가입 후 고용안정, 임금·소득, 노동시간·안전, 괴롭힘·성희롱, 고용형태 등 5개 항목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에선 청년층이 더 긍정적으로 답했다. 장 소장은 “30대 이하 청년층이 40대 이상 장년층보다 전반적으로 노조 결성 후 다양한 노동조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고 평가한 점수가 높았다”며 “특히 임금·소득, 노동시간·안전, 괴롭힘·성희롱 등에서 세대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평가 점수가 0.3 이상 더 긍정적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