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김영필의 30초 월스트리트] 아마존·구글을 워싱턴의 표적으로 만든 사람은?

오라클 로비스트 글룩 각종 제보

IT공룡들 견제해 상대적 입지확보




케네스 글룩은 몇 년 전 더램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는 이 여행에서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구글이 개인정보를 더 많이 캐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길 바랐는데요. 글룩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장착된 새 스마트폰을 샀고 비행기 모드를 켰습니다. 와이파이도 안 되게 한 채 자신의 픽업트럭에 넣어놨지요. 이 주말 여행 동안 전화기는 그의 목적지와 이동 경로 뿐만 아니라 그가 쇼핑몰의 몇 층에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압 같은 중요한 자료를 수집했고 3일 후 인터넷이 연결됐을 때 그의 핸드폰은 이를 구글에 보냈습니다.


글룩은 이를 사생활 관련 법의 초안을 만들고 있던 연방 의원들과 공유했는데요. 이 법은 기술공룡 기업들이 고객정보를 광고를 위해 파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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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룩은 소비자단체 대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비즈니스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파는 오라클의 워싱턴 최고 로비스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기술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감독이 강화된 배경에는 케네스 글룩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구글이 독점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하라며 규제당국에 압력을 넣었고 국방부로부터 대규모 클라우딩 컴퓨터 계약을 따내려는 아마존이 이해 상충 혐의가 있다고 밝힌 장본인입니다.

왜 글룩은 이들 기업을 괴롭힐까요. WSJ은 “오라클이 오래 전부터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과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예전에는 오라클, 오라클 했지만 지금은 존재감이 많이 없어졌지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들 기업이 사이가 나쁘긴 하지만 최근 반독점 조사가 확대되고 아마존이 국방부 입찰에 떨어진 데는 글룩의 역할이 적지 않은 것입니다. 흥미롭습니다. 로비스트가 합법화돼 있는 미국과 우리의 차이겠지요. 다른 기술 기업들과 달리 오라클은 트럼프 행정부 및 공화당과 깊은 유대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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