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노무라증권 "코로나 최악땐 韓성장률 0.5%까지 추락"…정부는 '뒷북 처방'

■文 '코로나 비상시국' 선포

정부, 경기 낙관하다가 '화들짝'

내주 투자·내수 패키지대책 발표

한은 27일 성장률 하향 조정할듯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비상 경제상황을 언급하며 특단의 조치를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비상 경제상황을 언급하며 특단의 조치를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함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정부의 총력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소비·관광·수출 등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줘 1·4분기 성장률이 급락할 우려가 커진 만큼 다음주 내수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패키지 대책을 발표할 뿐 아니라 추가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 편성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한 재정 보강,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추가 금융지원, 수출 촉진대책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 추경 카드 꺼내 드나




문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1차 예비비는 시작일 뿐이고 예산 조기 집행은 마땅히 해야 하는 기본적인 조치”라며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이 떠올려지는 것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12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세입경정 5조4,000억원을 제외하면 메르스 및 가뭄 극복과 민생지원 등에 6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문 대통령이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국회도 비상한 경제상황 극복에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발언한 것도 추경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국회 일정은 6년 연속 추경의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추경을 편성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8월에서야 국회에서 통과돼 타이밍과 규모 면에서 모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직접적으로 문 대통령이 추경을 언급하지 않은 것도 국회라는 위험 부담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산 조기 집행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향후 재정절벽 우려가 있는 만큼 추경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며 “다방면에서 세금 감면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경을 공식화하더라도 절차상 리스크가 큰 만큼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한 경기 보강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 추경 당시 3조1,000억원가량을 기금 자체 변경으로 소상공인 보호에 썼고 지난해에도 1조6,000억원 규모의 경기 보강용 기금 변경을 시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재정법과 예산집행 지침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행정부가 자체적으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쓸 수 있다”며 “주요 항목별로 20%까지 운용계획을 바꿀 수 있지만 구체적인 가용 규모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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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韓 성장률 0.5%까지 떨어질 수도



이와 함께 정부는 이번주 수출지원책을 발표하고 다음주에는 투자 및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제 측면에서는 지난해 말 종료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5%→1.5%), 구매금액 환급(부가가치세 10%), 투자 촉진 세제지원이 거론되나 법안을 개정해야 해 국회 상황이 부담스럽다. 이외에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 여행바우처 및 소비쿠폰(지역상품권) 지원 등의 소비 진작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 하강이 지속되고 있고 추가 하락에 대한 현실인식이 엄중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재정정책을 쓰더라도 피해를 입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은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되면 올해 1·4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2%, 상반기 내내 지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때는 -2.9%로 예상했다. 6월 말까지 이어지면 연간 성장률이 0.5%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무디스 역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다음주 한국은행도 올해 2.3% 성장 전망을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7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하는 4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사실상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조지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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