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입지 흔들리는 조현아 3자 연합…추천 이사 "現경영진 지지" 사퇴

조현아가 추천한 김치훈 前 상무

연합측 아닌 한진칼에 사의 통보

노조 이어 OB임원회도 공개 반대

조현아 3자연합 갈수록 신뢰 잃어




조현아·KCGI·반도건설의 주주연합이 신뢰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진칼(180640)에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가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퇴했고 한진(002320)그룹 3사 노조에 이어 퇴직 임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사내외 이사로 추천한 후보 중 일부는 여론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지난 17일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18일 밝혔다. 한진칼은 “김 전 상무가 대표이사 앞으로 서신을 보내 사퇴의사를 밝혔다”며 “3자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 전 상무는 한진그룹 노조와 대한항공(003490) OB임원회(KALOB) 등이 3자 주주연합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OB임원회는 퇴직 고위 임원들의 모임으로 학계와 항공업계 곳곳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OB임원회는 주주연합 측에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전 상무를 강도 높게 비판했고 이에 김 전 상무가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눈에 띄는 점은 김 전 상무가 한진그룹에 사퇴의사를 밝히며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김 전 상무는 “칼맨(KAL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진그룹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대화함으로써 한진그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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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상무가 3자 주주연합이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직을 사퇴하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진칼에 통보한 점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김 전 상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호텔사업 등을 함께 하며 인연을 맺어 조 전 부사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퇴가 조 전 부사장의 주주연합 내 입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상무는 OB임원회 소속은 아니지만 멤버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현 경영진에 찬성하는 동료들을 등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대한항공 경영전략 본부장 등을 지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도 비슷한 이유로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3자 주주연합은 김 전 상무의 이사직 후보 사퇴 이유를 건강상의 이유라고 밝히며 내부 소통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3자 주주연합은 김 전 상무의 사퇴를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양쪽의 충분한 상의 없이 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김 전 상무가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 것과 같이 소통의 부재로 주주연합이 균열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주연합 측의 또 다른 이사 후보는 “김 전 상무의 이사직 후보 사퇴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 없다”면서도 “당분간 조용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3자 주주연합은 “김 이사 후보자에게 명분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한 뒤 본인 동의를 얻어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며 “18일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와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앞서 3자 주주연합은 김 전 상무를 비롯해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함 전 대표 등을 사내이사 및 기타 비상무이사로 추천했다. 사외이사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을 후보에 올렸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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