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하려는 고객들이 제일 먼저 폭스바겐을 떠올렸으면 합니다. 그런 면에서 3세대 신형 ‘투아렉’의 라이벌은 같은 가격대, 같은 차급 국내 브랜드인 ‘GV80’입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보유한 신형 투아렉의 성공을 자신합니다.”
폭스바겐에게 2020년은 중요한 해다. ‘디젤 스캔들’ 이후 조심스럽게 신차들을 발표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올해는 3종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국내 시장에 공격적으로 출시한다. 소형 SUV ‘티록’, 중형 SUV ‘티구안 올스페이스’, 대형 SUV 투아렉이 그들. 지난 몇 년 간 복귀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 모드’로 전환하는 셈이다.
슈테판 크랍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부문 사장은 지난 6일 서울 남산자락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투아렉 신차 발표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본격적으로 수입차 대중화에 다시 나서기 위해서는 폭스바겐 최고의 모델로 올 한해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투아렉은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첫 신차로 신형 투아렉을 선보인 이유다. 슈테판 사장은 “한국 고객들은 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최첨단 옵션을 갖춘 차량을 선호한다”며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차량인 투아렉은 폭스바겐이 기술적으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완벽히 보여줄 수 있는 차량”이라고 자신했다.
라이벌을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으로 설정한 배경은 뭘까. 슈테판 사장은 “지난해 기준 폭스바겐 신규 고객 82%가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등 국내 브랜드에서 이동해왔다”며 “국산 브랜드에서 수입차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려는 고객들이 폭스바겐 브랜드를 많이 찾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단인 ‘아테온’을 현대차 ‘그랜저’의 좋은 대안으로 생각하도록 전략을 짠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신감 넘치는 슈테판 사장에게 국내 시장에서의 투아렉 판매 전략과 목표를 물었다. 예상과는 달리 다소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며 판매량 선두에 올랐다가 디젤 게이트로 추락한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깔려 있었다. 슈테판 사장은 “디젤 게이트로부터 얻은 교훈은 목표를 정해놓고 너무 밀어 붙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면서도 “판매계획은 항상 보수적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를 직시하고 교훈을 얻어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겠다는 얘기다. 신뢰 회복 방안을 구체적으로 묻자 그는 “많은 분들이 폭스바겐 신차 인증과 출시가 느리다고 말하지만, 그건 국내의 모든 서류와 규제를 신차가 충족하는지 워낙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모든 차량에 100% 확신이 들었을 때만 신차를 내놓고 있고, 신차 출시가 느린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신뢰 회복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는 차를 타는 동안 어떤 걱정도 하지 않도록 ‘트리플 트러스트 프로그램(보증 혜택)’, ‘바디 앤 파트 프로텍션 프로그램(수리비 보장)’ 등 서비스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미래전략인 전기차 시장에 올해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폭스바겐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ID.3’가 오는 여름 독일에서 먼저 출시된다. 한국 출시 계획을 묻자 슈테판 사장은 “앞으로 자동차의 내연기관이 전기화한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아직 대량의 전기차를 판매하기엔 (국내)시장이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전기차는 단순히 차를 단순히 판매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서비스 네트워크와 수리 시스템, 공공 인프라가 모두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강조한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아직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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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2002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 경영 학사 △1999~2000 미국 델라웨어 대학 경영 학사 △2002~2007 폭스바겐컨설팅 세일즈 & 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저 △2007~2010 폭스바겐 러시아·일본 지역 세일즈 매니저 △2010~2012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프리세일즈 & 마케팅 부문 이사 △2012~2017 폭스바겐 극동지역 영업 총괄 △2017~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부문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