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지역에서 김광림 의원(안동시)과 최교일 의원(영주·문경·예천)이 20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의 경우 4·15 총선에 앞서 TK 중진 중 용퇴를 처음 결정했다. 대구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강효상 의원도 강북 험지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압박에 ‘보수의 심장’ TK 의원들이 총선 승리를 위한 희생에 더 동참할 가능성도 나온다.
김광림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불출마를 발표했다. 김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승리를 위해 깨끗한 마음으로 12년 정치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그동안 한결같은 성원으로 함께해주신 안동시민과 당원동지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안동시민들께 운동권 독재의 길을 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4월 15일, 구국의 대열에 함께 해주시길 간청 드린다”며 “경제 파탄과 안보 파괴를 자행하는 운동권 이념 정권의 폭주 기관차를 멈춰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경북 안동에서 내리 3선을 한 미래통합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18대 국회에 입성했고 19대 국회에서는 정보위원회 위원장, 19대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총선을 앞두고 TK 중진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초선 최교일 의원도 이날 불출마 결정을 알렸다, 최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지역주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 임기 4년 내내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노력하였지만 현 정권의 일방 독주와 여당의 횡포를 막지 못했다”며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미래통합당의 4. 15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비례대표인 강효상 의원은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선택했다. 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은 강 의원은 이 지역 출마를 원했지만 결국 당의 수도권 험지 싸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강 의원은 “나라 망국의길 접어드는위험속에서 상대적으로 우리 당의 지지세 높은 대구 출마해 저 개인 승리한들 무슨 큰 의미가 잇겟나”라며 “따라서 저는 지금까지 대구에서 일군 모든기반 내려놓고 서울 강북의 험지에 출마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과 최 의원의 용퇴로 TK 지역의 불출마 의원은 5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과 정종섭(대구 동구갑) 의원, 장석춘(경북 구미시) 의원이 총선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선택했다.
김형호 공관위원장의 ‘TK 물갈이’ 압박이 통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관위는 전날 예정된 TK 의원들에 대한 공천 면접을 일방적으로 하루 연기했다. 이 때문에 공관위가 소위 2016년 ‘공천 살생부’와 ‘진박(진실한 박근혜계)’ 논란을 일으켰던 TK 중진에 대해 용퇴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