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감원 칼바람 부는 기업현실 지켜만 볼건가

국내 기업 현장에서 감원 칼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계획안을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높은 연봉과 복지 등 처우가 좋아 ‘꿈의 직장’으로 불리며 구직자에게 인기 있는 우량회사다. 그런 에쓰오일이 197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다니 적지 않은 충격이다.


더구나 감원 칼바람은 올 들어 정유업종은 물론 중공업·유통·자동차·통신·제철·디스플레이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대규모 임원 감축에 이어 45세 이상 2,600여명(39%)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이라는 고강도 카드를 꺼냈다. 탈원전정책으로 최근 2년간 생긴 5,200억원의 순손실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전체 점포의 30%(200여개)를 정리한다. 르노삼성·한국닛산·만도·LG디스플레이·현대제철·LG유플러스 등도 희망퇴직을 실시 또는 계획하고 있다. 유통업은 대형점포 한 개가 폐점할 때 협력사를 포함해 3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니 수만 개의 일자리가 날아갈 판이다. 최근 들어 40~50대를 중심으로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이와 관련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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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게 나빠진 것은 개별기업의 사정도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실적이 나빠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제가 더욱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문재인 정부가 외곬로 펼친 친노동 정책 탓이 적지 않다. 문 정부는 그동안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연금사회주의 등으로 기업들의 숨통을 틀어막아왔다.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를 기록한 후 2018년 2.7%, 2019년 2.0%로 갈수록 추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가 친노동정책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을 경우 기업 활동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돈 풀기 정책에 앞서 기업들의 투자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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