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위험·안전자산 고루 투자하되 특정 테마보다 '지수' 자체를 사라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끝없이 상승하는 유동성장세 투자전략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풍부한 유동성으로 위험·안전자산 같이 오르고 있지만

자산별 차별성 심하고 증시 내에서도 섹터별 들쭉날쭉

적극적 투자전략 펴면서 '몰빵'은 피해 리스크 줄여야




소비위축, 그리고 양적 완화 이러한 여러 형태로 ‘뉴노멀’은 우리 옆에 자리잡은 현실이 돼버렸다. 현재 경기상황을 살펴보면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누군가는 글로벌 경제가 유례없는 호황이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정반대로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는 미국증시와 전세계적인 부동산 폭등을 바라보고 있자면 경기가 좋다는 말이 일견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전까지 6%를 넘었던 세계의 GDP 성장률이 최근 10년 동안 평균 4%대로 떨어져 버린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 지금은 저성장의 시대인 것이다. 결국 혼란스러워 보이는 현재 시장이 돌아가는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경기부진의 장기화와 이에 맞선 중앙은행의 통화공급이 지난 10년 동안 반복돼 왔을 뿐이다. 2016년 브렉시트 때도, 2019년 경기침체 우려 때도 증시는 언제나 상승만 할 뿐이었다. 이것이 유동성의 힘이다. 그리고 이 유동성의 위력을 우리는 코로나19 사태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현시점에도 다시 한번 체감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상승행진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가 사실상 멈추다시피 한 중국의 주식시장마저 2월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가지는 주요한 특징이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 상승한다는 점이다. 경기가 좋으면 위험자산이 상승하고 경기가 나쁘면 안전자산이 상승하지만 시중에 돈이 넘쳐 흐르는 유동성 장세에서는 위험자산, 안전자산 구분 없이 모든 자산가격이 같이 올라간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주식도 급등했지만 채권도 상승했고 금값도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은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풍부한 유동성이었다.


두 번째 특징은 자산가격이 오르되 과하게 오른다는 것이다. 미국증시 다우지수를 예로 들자면 과연 다우지수가 2만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2016년 연말 무렵에 있었다. 그 당시 이미 역사적 고점에 도달해 있었던 다우지수의 추가 상승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3년 지난 현 시점 다우지수는 3만포인트를 코앞에 두고 있다. 2만포인트도 과하다고 생각했던 당시 투자자의 관점에서 3만포인트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그럼에도 증시는 여전히 쾌속으로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승의 끝이 어디 일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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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 번째 특징은 자산별 차별성이 심하다는 점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상승 한다고 해서 모든 자산이 상승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위험자산 내에서도 증시는 올라도 유가는 떨어졌다. 증시 내에서도 IT 섹터는 올라도 에너지 섹터는 하락했다. 지난해까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상징되는 특정 대형 IT주가 집중적으로 상승했다면 현재는 테슬라가 독주하고 있다. 유동성장세란 끓어오르는 스프와 같아서 냄비의 어느 곳에서 뜨거운 열기가 분출할지 예상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 경험해보지 못한 유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으로 투자에 나서는 게 좋을까.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두 가지 원칙을 권유해주고 싶다. 첫 번째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고르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낮은 상관성을 지닌 두 자산군에 적절하게 배분된 포트폴리오는 자산배분 관점에서 매우 우수한 전략이다. 주식과 채권, 선진국과 신흥국을 모두 편입한 포트폴리오는 증시가 급락할 때 위험을 완화해주고 시장이 상승할 때는 그 수익을 공유하게 도와줄 것이다. 두 번째는 특정 섹터나 테마에 큰 비중을 부여하기보다는 시장 자체를 매수하는 전략이다. 최근 IT 섹터가 좋다고 해서 IT 주식에 집중투자하는 전략은 향후 큰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한국이라면 코스피지수, 미국이라면 S&P 500지수 자체를 매수하는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월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은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 유동성 장세이다. 설령 경제구조에 타격이 발생해도 자산가격은 어지간하면 올라가는 시장이다. 조심하되 투자에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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