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남대문 ‘착한 건물주’ 만나 연신 “감사”… 90도 인사한 박영선

2,000여곳, 3개월간 20% 인하…“1,500여곳 더 동참”

건물주 “0.5평으로 가게 시작…상인과 함께 살아야”

착한 건물주에 인센티브…박영선 “대출도 3배 확대”

박영선(가운데) 중기부 장관이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상인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20% 낮춘 건물주 4명과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중기부박영선(가운데) 중기부 장관이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상인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20% 낮춘 건물주 4명과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중기부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내 건물주 4명과 상인연합회, 서울시, 중구 관계자가 모여있는 회의실. “정말로 지금 모두가 어렵다”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한 박영선 장관은 5분도 안되는 짧은 인사말을 하는 동안 ‘감사하다’는 말을 5번이나 되풀이했다. 건물주들에게 다시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 자리는 중기부가 자발적으로 3개월간 임대료 20%를 인하기로 한 건물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 이번 결정으로 남대문 점포 1만1,000여곳(남대문 추산) 가운데 2,000여곳이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 추가로 1,500여곳이 더 늘어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건물주는 “우리 회사는 1,500여개 점포를 관리한다”며 “간담회에 오기 전 임대료를 10%가량 인하하는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남대문 내 소규모 점주들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할 뜻을 전했다. 평균적으로 시장 상인의 영업비용을 보면, 약 20%는 임대료다. 원재료 구입비에 이어 두번째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임대료 인하는 ‘단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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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시작한 착한 건물주 운동은 남대문 시장에 이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기부가 파악한 결과 남대문 시장을 비롯해 전국 140여명의 전통시장 임대인이 약 2,000개 점포의 임대료를 인하 또는 동결했다. 이 착한 건물주 운동에 동참한 건물주의 ‘바람’은 소소했다. 참석한 한 건물주는 “40여년 전 0.5평짜리 가게로 남대문에서 장사를 시작했다”며 “상인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인하를 결정했을 뿐) 굳이 바라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시설 현대화, 온라인 판로 지원, 정책자금 지원 등 일반적인 전통시장의 요구안을 박 장관에 전달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시장 전체의 방역과 마스크, 손소독제 등 구호물품 부족을 해결해달라고 건의했다. 박 장관은 “임대료를 인하한 점주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중기부 차원의 마스크 지원이 추가되고 전체 소상공인 대출 규모는 1차 대책 보다 3배 가량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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