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병상 못구해 목숨잃는 사태 지켜만 볼건가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져나가고 있다. 28일에도 확진자가 세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누적 환자가 2,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대구와 경북은 물론이고 인천· 대전 ·경기· 강원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도 어려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대구에서는 병상이 없어 집에서 입원 대기하던 70대 확진자가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대상자로 25일 양성 판정 이후 자가격리 중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고 한다. 경북 청도에서는 가까운 대구에 입원할 병실이 없어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의 부산병원으로 옮기다가 사망한 환자도 나왔다. 안타깝고 참담한 일이다. 그래도 대구 확진자 1,300여명 가운데 병상 부족으로 자가 격리에 내몰린 환자는 700여명에 달한다. 사태 초기부터 의료진과 병상 부족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중국에서 의료 서비스 부재로 사망자가 속출했던 일이 우리에게도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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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구 현지에서는 의료 시스템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찾아 국가적 총력지원 체계를 약속했고 총리가 현지에서 진두지휘하는데도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정부가 보호장구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의료진은 가운을 입은 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환자이송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도 책임지는 인사가 없다. 정부는 뒤늦게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지만 한시가 급하다. 환자별 중증도나 위험도에 따른 분류체계를 다시 마련하고 지역별 컨트롤타워를 바로 세워 하루 빨리 국민의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의료인력 충원과 병상 확보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동원해서라도 환자들의 목숨부터 살려내야 한다. 국민은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의 존재이유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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