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번 주 국회 대정부질문 일정을 앞두고 1일 대구를 떠났다. 정 총리는 세종으로 향하기에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른 아침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권 시장은 병상 추가 확보와 중증 환자 타지역 이송 조치 등을 요청했다. 권 시장은 정 총리가 대구에 더 머물며 현장 지휘 할 수 있도록 국회가 협조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정 총리는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대구시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 체류 6일차를 맞은 정 총리는 “원래 ‘대구·경북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내려왔는데, 내일부터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한다고 한다. 국회에서 오라고 하면 가야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간 병실확보를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지금까지 해오던 정책만 가지고 안 되겠다는 판단에 그저께 질병관리본부와 복지부, 행안부 등에 방안을 만들도록 이야기를 했다. 아마 오늘 중대본 회의에 그 방안이 상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중증 환자나 즉시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을 빨리 병원에 모실 수 있도록 제대로 기준을 만드는 게 필요할 것”이라며 “또 중국에서 마스크 10만장과 방호복 1,000벌, 손 세정제를 보낸다고 하니 잘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시장은 먼저 정 총리에게 “6일 간 계시면서 정말 수고해주시고 애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권 시장은 “국회는 국회사정이 있겠지만 대정부질문을 최소화하고 총리님께서 방역을 진두지휘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그 뜻을 전할 수 있는 데는 전하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권 시장은 “제일 중요한 건 병상 확보가 늘어나는 환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병원으로 모실 수 없다면 최소한의 의료시설이 갖추어진 다른 시설들을 바꾸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권 시장은 “그 시설들도 신속히 찾지 않으면 가정에서 대기해야 하는 입원 환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신속히 해야 한다. 대구 경북 내에서 찾을 수 있는 부분은 하겠지만 국가 공공시설 부분만큼은 총리님 중심으로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최소한의 의료 인력도 갖춰져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권 시장은 중증 환자 대응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권 시장은 “중증 환자 같은 경우 지역에서는 음압 병동들이 다 차버렸다. 경북대병원, 계명대 병원에 긴급하게 중증환자를 위한 중환자실을 만들고는 있지만 시간도 걸리고 중증환자가 얼마나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시장은 “중증 환자 만이라도 서울 등에 있는 병원들로 이송할 수 있는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중증 및 이송 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