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과 의학계에서는 수직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제로도 그럴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중국에서는 최근 임신 후기(임신 29주~)에 코로나19 감염된 임신부 3명이 제왕절개로 낳은 신생아에서 수직감염이 일어났다는 아무런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달리 지난 7일 코로나19 확진된 부산의 임신부(38세)는 임신 초기(~임신 14주)나 중기(임신 15~28주)에 감염된 경우로 수직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 중국의 코로나19 임신부가 낳은 아기 중 3명 중 1명이 저체중 조산아라는 점도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대한소아감염병학회는 “중국에서 확진된 임신부가 조산했다는 보고가 있지만 감염과 조산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부작용인 저체중·조산 등을 고려하면 신생아의 위험을 간과할 순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사례 연구는 우한시 화중(華中)과기대 통지(同濟)의학원 병리과 연구팀이 지난 2일 ‘중화병리학잡지’(中華病理學雜誌, Chinese journal of pathology)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임신 후기 임신부 3명 모두 코로나19 경증 환자였고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서 안개가 낀 것 같은 간유리 음영(그림자)가 보였다. 중증·사망으로 진행하는 코로나19 환자에서 흔한 림프구감소증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팀이 출산 후 태반과 자궁 내부의 여러 조직을 현미경 등으로 검사했더니 혈액을 통해 엄마의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감염될 때 태반에서 흔히 발생하는 융모염 등 수직감염을 암시하는 조직병리학적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태반·양수·탯줄혈액(제대혈), 신생아의 인두에서 채취한 검체에 대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도 음성(바이러스 미검출)이었다. 산모들도 코로나19 재감염·재활성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임신 후기에 감염된 3명의 임신부와 신생아 모두 수직감염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임신 초기·중기에 감염된 경우에도 그럴지는 확실하지 않아 사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염증 반응이 태반의 혈관 발달과 기능을 손상시켜 조산·저체중·사산 등 불리한 임신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탯줄혈액에서 혈전증 등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1명의 태반에서는 융모혈관종이, 2명의 태반에서는 다발생 경색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5일 우한 어린이병원에서 생후 30시간, 17일 신생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이 확인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양수·탯줄혈액·태반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아 수직감염의 증거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