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佛·獨도 확진 1,000명 돌파…'코로나 대이동'에 유럽 초긴장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비상]

伊 북부봉쇄령 언론에 사전 유출

주민 대거탈출, 남부에 확산 우려

佛·獨 "1,000명 이상 운집 금지"

오스트리아는 '伊식 조치' 검토

유럽 각국 전면적 '빗장' 가능성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신도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일 삼종기도 강론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교황청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주일 삼종기도를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하기로 했다. /바티칸=AP연합뉴스스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신도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일 삼종기도 강론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교황청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주일 삼종기도를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하기로 했다. /바티칸=AP연합뉴스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북부와 동부 지역을 봉쇄하기 직전 주민들이 남쪽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던 이 지역마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의 우한’이 된 이탈리아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한국을 넘어선 가운데 코로나19가 독일·프랑스 등으로 북상하면서 이 국가들의 확진자 수도 1,000명을 돌파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가 롬바르디아주를 비롯한 북부와 동부 16개주를 봉쇄하려던 계획이 현지 언론 코리에레델레세라의 보도로 미리 알려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주민들이 남부로 탈출했다.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증하자 패닉에 빠진 주민 수천명이 봉쇄령 소식을 미리 접하고 8일(현지시간) 오후 승인되기 전에 도시를 떠나 남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밀라노의 산라파엘레건강보건대 바이러스학 교수인 로베르토 브루니는 가디언에 “뉴스로 봉쇄 계획이 유출되면서 봉쇄령이 달성하려는 목적과 정반대의 영향을 끼쳤다”며 “불행히도 도망친 사람들 중 일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스템사이언스·엔지니어링센터(CSSE)에 따르면 9일 오후9시(한국시각)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375명, 36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감염자가 보고된 이래 하루 기준 가장 많은 확진자(1,492명)와 사망자(133명)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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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쪽에 위치한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확진자 수가 각각 1,000명을 넘어서자 당국은 1,000명 이상 모이는 모든 모임을 금지했다. CNN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당국은 8일 “1,000명 이상 모이는 어떤 모임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전 지침인 5,000명에서 규모를 축소해 더욱 엄격히 제한한 것이다. 독일 보건당국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1,000명 이상 모이는 모든 행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축구 등 스포츠 경기와 산업박람회 등도 포함된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우리의 1차 목표는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며 “독일 16개 주 전역에 대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아예 이탈리아식 봉쇄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8일 “더 많은 유럽 국가들이 이탈리아와 같은 봉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 모든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이탈리아를 포함해 유럽 각국이 전면적인 봉쇄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포르투갈에서는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8일 가디언에 따르면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3일 대통령궁 방문 학생들의 학교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와 앞으로 2주 동안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관저에서 자가격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재 포르투갈 확진자는 25명이며 이웃한 스페인은 확진 979명, 사망 25명을 기록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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