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임 경찰로 임용된 정지호(32) 경감은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특공여단 대테러팀 장교 출신으로 MBC ‘진짜 사나이’ 방송 프로그램에 특공대 소대장으로 출연했다. 제대 후 지난해 4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로 일하다가 변호사 경력경쟁채용에서 합격해 경찰관이 됐다. 정 경감은 “법률 전문지식과 군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믿음직한 국민의 경찰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빠의 뒤를 이어 경찰관의 길을 걷게 된 여동생부터 변호사·회계사 출신까지 다양한 경력과 사연을 지닌 169명이 신임 경찰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경찰대학은 12일 충남 아산에 있는 이 대학에서 경찰대 36기, 경찰간부후보생 68기, 변호사·회계사 경력경쟁채용자 등 169명의 합동 임용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변호사(경감)·회계사(경위) 경력경쟁 채용자와 경찰대생·간부후보생(이상 경위) 임용식을 함께 개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날 임용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책임질 청년 경찰들의 신규 임용을 축하하고, 국민을 위한 경찰개혁을 차질없이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임용자 중에는 특별한 이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인물이 많았다. 간부후보생 임용자 박보름(40) 경위는 불혹의 나이에 경찰의 꿈을 이루게 됐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늦은 나이에 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했으나 당시 나이 제한으로 경찰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여러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업에 매진하다가 2013년 간부후보생 나이 제한이 없어지면서 부단한 노력 끝에 결실을 이뤘다. 그는 “주경야독하며 한발 한발 내딛다보니 어느새 목표점에 다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대학 임용자 박형후 경위는 아버지인 박성주 광주지방경찰청 경무관을 보며 경찰관의 꿈을 키웠다. 김지원 경위는 지난해 경찰대학을 졸업한 김철중 경위의 동생이다. 남매가 같은 캠퍼스를 누비며 경찰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번 임용식에서 최우수자가 받는 대통령상은 김지수(경찰대), 허준행(간부후보) 경위에게 돌아갔다.
합동임용식은 10월 경찰의 날 행사와 함께 경찰 내에서 가장 큰 행사로 꼽힌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가족을 초청하지 않고 외부인사 참석을 최소화했다. 대신 경찰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KTV국민방송, 경찰대학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을 생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