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금융위기에 대한 공포심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코스피는 간밤에 미국 증시가 9% 넘게 하락하면서 장중 비슷한 수준의 낙폭을 유지했지만 미국의 야간 선물이 상승 전환했다는 소식에 낙폭을 크게 줄이면서 미국 시장에 따라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8% 이상 급락해 1,680선까지 내주며 약세를 보이다 장 후반 낙폭을 3%대로 줄인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국시각으로 오후1시55분에 3%대 하락세를 보이던 나스닥 선물이 상승 반전에 성공하면서 같은 시각 5%대의 하락률을 기록하던 코스피지수 역시 하락률을 4%로 줄였다. 장중에는 나스닥 선물의 상승폭 확대에 따라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1,8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코로나19의 영향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 동조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의 우려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가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유럽의 시스템 리스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글로벌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스닥 등 미국 선물은 미국 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지원 패키지 법안에 대한 합의를 거의 마쳤다는 소식에 상승 전환했다. 미국 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국내 금융시장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화로 한 국가의 금융시장이 다른 시장에도 동시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국마저 코로나19에 뚫리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 주변국 증시에도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0.3~0.4 수준에 불과했던 코스피지수와 미국 나스닥지수의 상관계수는 전일 기준 0.6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