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사를 시작한 나라 10곳 중 8곳은 신흥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대상 제품이 확대되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비용 부담으로 인해 대응을 포기하며 수출이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가 16일 발표한 ‘2019년 수입규제 돌아보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한국 제품 수입을 규제 중이거나 규제 전 조사 중인 경우는 207건이었다. 이 중 신남방국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중동 등 신흥국 규제가 139건(67.1%)으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규제 68건(32.9%) 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019년 중 새로 수입규제 조사를 개시한 경우는 41건으로 지역별로는 신흥국 34건(82.9%), 선진국 7건(17.1%)이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제품(14건), 화학제품(8건), 플라스틱·고무제품(5건) 순으로 많았다.
특히 인도가 수입규제를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며 지난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사 개시 건수는 사상 최대인 12건을 기록했다.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에 따른 양자 세이프가드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상계관세 조사를 개시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활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인도 무역구제총국의 무역구제조치 활성화 조치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당분간 수입규제 강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입규제 확산을 촉발한 미국도 수입규제의 양적 증가뿐 아니라 조사기법을 고도화하며 한국 제품에 대한 규제 수준을 높이는 추세다.
미국 상무부는 수입규제 조사에서 회귀분석 등 새로운 기법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우리 기업의 제3국 현지공장 생산제품의 수출도 우회덤핑으로 판정하기도 했다.
한편 수입규제 조치는 해당 품목 수출에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규제 대응여부는 해당 시장의 잠재력과 대체시장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신승관 무협 통상지원센터장은 “최근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 다변화에 나서는 우리 기업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수입규제 동향을 최대한 신속하게 전달하고 미국 등 주요 규제국을 대상으로 아웃리치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