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꼬이고 있다. 3조원 가량을 원하는 푸르덴셜 측과 인수후보 간 몸값에 대한 시각차가 커지면서 유력 후보였던 MBK파트너스도 마지막까지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 몸값을 높이기 위해 입찰 참여자 간 가격경쟁을 붙이는 ‘프로그레시브 딜’로 전환할 가능성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이날 오전 진행한 본입찰에는 KB금융(105560)지주와 한앤컴퍼니, 그리고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입찰제안서를 냈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는 막판까지 참여 저울질을 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MBK파트너스가 본입찰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시장가치로만 따진 푸르덴셜생명의 몸값은 최소 1조8,450억원에 달한다. 비교군이라고 할 수 있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의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 0.59배를 적용한 수치다. 여기에 20~30%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과 각 인수후보가 인수를 위해 얹은 가격을 더하면 예상 인수가격은 2조원 중반대에 달한다. 본입찰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매각 초기 푸르덴셜이 원했던 PBR 1배인 3조2,000억원까지 몸값이 치솟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최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몸값을 낮춘다는 점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중심이라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오는 2022년 도입되면 지급여력비율(RBC)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입찰제안서를 낸 인수후보들이 써낸 인수가격과 푸르덴셜 간 시각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푸르덴셜 측이 몸값을 높이기 위해 본입찰 참여자를 대상으로 가격경쟁을 또 붙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본입찰 이후 1~2주일 이내 나오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몸값이 낮아진 만큼 사태가 진정되는 국면에 다시 입찰 제안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참여 가능성도 여전히 관심거리다. 향후 인수전 향배에 따라 IMM PE와 공동투자펀드 조성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