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가 되자 갑자기 음원 차트가 ‘새로고침’된다. 박경의 ‘새로고침’은 무려 18계단을 올라 1위에 자리한다.
박경이 지난 18일 공개한 신곡 ‘새로고침’ 티저 내용이다. 22초짜리 짧은 영상이었지만 파급력은 컸다. 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들의 차트 순위가 주로 대중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는 새벽 시간대 급상승하는 현상을 풍자한 것이라는 해석이 퍼지면서 네티즌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네티즌은 티저에 “사재기 디스곡을 이렇게 상큼하게 내버린다고?” “어쩜 프리뷰 영상마저 사재기 저격하는 박경 당신은 대체...” “이 짧은 멜로디에서도 명곡의 냄새가 난다” 등의 댓글을 달며 신곡 ‘새로고침’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음원을 공개한 오늘, 영상의 내용이 실제로 일어났다. 다만, 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들과 다른 점은 ‘1위’라는 순위가 대중의 관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로고침’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가수 강민경의 청아한 음색, 박경의 유쾌한 래핑이 어우러져 음원 1위를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과거 모습과 똑같은 표정, 몸짓을 한 ‘현재 사진’을 이어붙이는 ‘새로고침 놀이’도 인기 몰이에 한몫했다. 처음에는 배우 하석진과 김지석, 유인영, 방송인 전현무, 빅스 라비, 위너 송민호, 지코, 블락비 피오 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지원 자격을 받으며 시작했으나, 이제는 SNS에서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놀이로 확산했다.
대중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새로고침 사진’을 업로드하며 적극적으로 놀이에 참여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귀여운 어릴 적 모습에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파안대소하며 “새로고침이 아니라 ‘이런 어른으로 자라서 미안해’ 놀이가 돼야 하는게 아닌가”라며 자조석인 유머를 던지기도 했다.
이런 ‘새로고침’의 인기를 다른 아티스트들도 내심 반기는 눈치다. 박경은 연예인 가운데 처음으로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선후배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현상’을 비판한 인물이다. 일부 가수들과 네티즌들은 박경을 일명 ‘노빠꾸남’이라고 부르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결국 박경은 지난 9일 온라인상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새로고침’의 1위 소식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사재기 저격’ 발언의 법적 처벌 여부를 떠나 여전히 많은 대중들이 박경을 지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음원 순위는 결국 대중의 신뢰와 관심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이기도 하다.
박경은 이번 신곡을 통해 다시 한 번 이렇게 말한다. 음원 시장, ‘새로 고칠 때가 된 것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