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공개된 시즌1에 이어 약 1년 2개월 만에 베일을 벗은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창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킹덤’ 시즌2는 ‘K-좀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팬, 외신들의 극찬을 받으며 화제 몰이 중이다. 해외에서 ‘왕좌의 게임’, ‘워킹데드’ 등 유명 시리즈의 강점을 모은 작품이란 호평을 받았다. 게다가 시즌1에서 뿌린 ‘떡밥’들도 시즌2에서 대부분 수거돼 시청자들의 의문을 해소한다.
최근 화상 라이브 채팅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난 주지훈은 “K좀비의 역동성과,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그들에겐 한국 전통문화가 신선하게 다가간 듯 싶다”며 ‘킹덤’의 호평에 감사함을 전했다.
시즌 1에 비해 성장한 왕세자 이창의 변화로 호평을 모았다. 주지훈은 그런 인물의 심경, 상황 변화를 이야기의 본질을 흐리지 않는 선에서 대중을 설득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는 “말 그대로 시즌 1에서는 쫓기는 자였다. 나부터 당장 살아야하니 쫓기며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그 상황을 타파해나가는 과정에서 이창이 여러 결심들을 하는 게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주저하던 이창은 사라졌다. 행동하는 이창이 나설 차례다. 이창은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 앞에서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스승이자 또 한명의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안현의 안위에도 위협이 닥치자 패닉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리더십을 갖고 생사역과 맞서고 여러 상황들을 정리하기 위해 전략을 짜며 계속 나아간다. 심리적으로 복잡한 연기를 위해 주지훈은 “미묘한 감정의 결을 잡아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은희 작가님 글은 보는 사람은 정말 재밌는데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선 정말 힘들어요. 아버지와 안현대감 앞에서 아무리 슬퍼도 울어도 안 될 것 같았어요. 창에게 닥친 상황 하나하나 너무 큰 감정인데 이걸 다 터트리면 다음을 연결할 수 없고, 그렇다고 없애자니 말이 안되잖아요. 꾹꾹 눌러담은 감정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죠. 시청자들이 그런 심정을 같이 공감해주신 것 같아요.”
주지훈은 이창의 성장기를 그리면서 너무 프로다운 무사가 아닌, 백성을 리더십 있게 끌어가는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그렇기에 시즌1과 시즌2의 이창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주지훈은 “시즌 1에서 왕세자란 직책을 갖고 있지만 결국 똑같은 공포와 두려움 등 감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창을 표현해내려 했다면, 이번 시즌에선 그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이창의 모습이 관객분들께 동질감과 희망을 전달하게 된다.
‘킹덤’은 좀비를 뛰어넘는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그리고 있지만, 작품의 본질은 사람 사는 이야기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역시 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무엇보다 무영(김상호)이 배신자라는 걸 알면서도 그를 안고 간다. 이에 대해 주지훈은 “상대방의 사정을 알아주고 참는 게 인간관계다. 이창이 소중한 사람을 대하는 자세부터 시작해 백성까지 확장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시즌1이 추위와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엔 더위와의 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2월 첫 촬영이 들어가 8월까지 이어지는 촬영기간동안 주지훈은 좀비들의 지붕 격돌 장면에서 40합 액션을 맞추다 호흡곤란이 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단다. 주지훈은 “실제보다 낮춰 지붕을 지었고 안전장치도 완벽하게 준비했음에도 제 체력에 대한 한계를 인지하지 못했던 모양이다”며 “체력안배를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최근 ‘킹덤2’와 SBS ‘하이에나’까지 히트시키며 관객들과 자주 만나고 있는 주지훈은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이 되서 또 다른 재미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보고 있다”는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가 관객분을 자주 만나 뵙는 경우가 이전에 찍어놓은 영화가 오픈하는 시기와 드라마 릴리즈가 맞물리거나 이 정도했는데, 넷플릭스가 나오면서 달라졌어요. 그런 현상을 바라보는 것도 되게 재미있어요. 그러면서 막 긍정적인 상상을 하게 되죠. 우리가 이런 시스템이 없을 때는 이런 재미가 있을 거라는 상상을 못 했으니까. 앞으로 넷플릭스 뿐 아니라 기술도 발전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저도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이 되서 또 다른 재미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보고 있습니다.”
시즌2 말미 전지현의 등장은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배가시켰다. 데뷔 전부터 전지현 배우를 좋아했다는 주지훈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이 반겼다. 아쉽게 직접 만나진 못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주지훈은 시즌3에 대해 “당연히 ‘킹덤’을 사랑한다. 스케줄 맞추고 잘 준비해서 시즌3가 된다면 흔쾌히 참여할 것”이라고 희망했다. “시즌3는 좀 더 전략적인 액션, 예를 들면 좀비 공선전 같은 것들이 나오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도 덧붙이면서.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