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속도가 무서운 기세로 가팔라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발병 초기부터 10만명에 이르기까지 처음에는 67일이 걸렸으나 이후 다시 10만명이 증가하기까지 11일이 소요됐고 재차 10만명이 늘어나기까지는 최근 불과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7일 전 세계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선 이후 환자 수가 단시간에 급증하며 가파른 확산세를 보인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팬데믹)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WHO는 이날 현재 누적 확진자 33만2,930명, 사망자 1만4,510명으로 집계했다. 전날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확진자가 4만788명, 사망자는 1,727명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확진자 17만1,424명, 사망자 8,743명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 궤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면서 각국에 엄격한 검사와 접촉자 추적 전략을 촉구했다. 그는 “수비만 해서는 이길 수 없기에 공격적이고 표적화된 전술로 바이러스를 공격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의심 사례에 대한 검사, 확진자 격리와 보호, 밀접 접촉자 추적과 격리 등을 제시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 정치적 약속과 협조가 필요하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에게 방호 장비의 생산 확대, 이에 대한 수출금지 방지, 필요성을 토대로 한 분배의 형평성 보장 등을 위해 공조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매일 50건이 넘는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보고한 78개국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앞으로 수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현황은 그런 시나리오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