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그래도 '희망'은 있다

박호현 성장기업부 기자




“예전보다 매출이 줄기는 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그나마 폭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경남 양산에서 발바닥패치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A업체의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이 줄기는 했지만 한 미디어커머스 업체를 통해 판로를 만들어놔서 그나마 감소폭을 줄이고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A업체 대표는 다른 업체들은 매출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매출이 20% 정도만 줄어든 것은 다행 아니냐”며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A업체는 발바닥패치를 지하철 상가나 재래시장 등에서 주로 판매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에 주력해왔지만 운 좋게 온라인 유통망을 만나 상대적으로 살 만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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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소상공인 중에도 온라인 배달로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는 사례가 있다. 암사종합시장과 수유종합시장 등 서울시 내 10개 전통시장은 지난해부터 네이버와 함께 동네 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떡볶이나 선지해장국 등을 집으로 당일 배달해주고 있다. 재래시장 음식 배달 단골들이 생겨나고 있다니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인다.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스스로 자구 노력을 한 결과다. 그러나 전국의 모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A업체나 암사·수유시장 상인과 같은 처지에 있지는 않다.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하면 매출 감소에 따른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영세 소상공인이나 재래시장 상인들에게는 오르기 어려운 큰 벽이나 다름없다. 이를 만든다고 해도 판로가 바로 확보되는 것도 아니고 옆에 붙어 실시간으로 도움을 줄 정보기술(IT) 전문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지원해주는 게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희망’이 더 크게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장 행정은 이런 것이다. greenlight@sedaily.com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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