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온라인 수업 Q&A]쌍방향 실시간 교육 어려워...과제 중심 수업 우려

사상 첫 온라인 개학 어떻게

학교교육 최적화된 플랫폼 없어

동영상·대화형 병행사용 불가피

출석 여부는 '학습방'서 확인할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최초의 온라인 개학이 오는 9일 시작된다. 온라인 개학은 에듀테크를 기반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수업을 이끌어내며 오전 일괄 등교, 일괄 종례 등의 기존 수업문화를 한 번에 혁신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일선 학교의 교실 정보화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인데다 교육 당국의 사전준비 부족으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온라인 개학과 관련된 궁금증들을 모아봤다.

△수업 출석 여부는 어떻게 확인하나.


-전통적인 오전 9시 출석 확인은 일단 많은 학교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들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 EBS ‘온라인교실’ 등 학습관리시스템(LMS) 플랫폼에서 출결·진도 체크가 가능한 ‘학급방’을 개설하고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병행해 출석 및 건강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모든 수업이 오프라인 시간표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지정된 학습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과제활동을 수행하고 추후 교사가 학습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수업이 된다. 출석체크 등이 반드시 책상 앞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실제 실시간 시범 수업에서 청소년층 학생 상당수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대화와 피드백만을 공유해 수업에 임하고 있다.

△출석 수업 뒤 복습이 이뤄지나.

-9일 시작되는 온라인 개학은 수업일수와 수업시수를 인정하고 진도대로 수업하는 정상적 개학이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 표준안 등은 마련되지 않아 학교 및 교사 등에 따라 지도 역량에 차이가 클 수 있다. 교육부가 모든 초·중·고교의 온라인 개학이 완료되는 20일 이후 ‘부분 등교’ 방침을 내놓은 것도 이러한 우려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간고사는 학교에서 치르나.

-평가는 대면 평가가 원칙으로 쌍방향 수업에서 일부 가능하지만 쌍방향 수업 자체가 보편화되기는 어렵다. 교육부는 오전·오후반을 운영하거나 일주일에 1~2일가량 등교해 출석 수업을 병행하고 지필고사를 실시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길어질 경우 진도 등에 대한 우려로 시기는 5월 말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 가장 권고된다는데.


-당국은 유일한 대면 수업인 쌍방향 수업을 3월 중순부터 최우선 순위로 권고하기 시작했지만 부분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에서 동시 쌍방향 수업이 가능하려면 모든 교실에 무선인터넷 환경과 기자재가 갖춰져야 무리 없이 업로드와 토론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전 교실에 무선인터넷이 보급되는 시기는 2024년이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학교들에 따르면 유선 인터넷 상에서는 PDF파일 등 단면 화면 제시는 가능했지만 동작이 이어지는 화면에서는 끊김이 나타나는 등 제대로 된 송출이 어려웠다. 구형인 학교 컴퓨터로는 동영상 화질 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웹캠 등 기자재 지원 예산도 마련되지 않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복사대 위 물체를 스크린에 확대해 보여주는 실물화상기의 촬영 기능 등까지 활용하고 있다. 교과목별로 수업 내용이 동일한 중·고교에서는 쌍방향 수업을 반복해 실시할 필요성도 크지는 않다. 집중력이 약한 초등학교에서는 조·종례 등에 우선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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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동영상 등 콘텐츠 활용 수업을 위해서는 사전 녹화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강의와 온라인 강의는 매우 다르기에 시청각 자료 등에 익숙한 교원 등을 중심으로 학교·학년별로 우수 콘텐츠를 수업 차시에 맞게 제작하는 것이 최선이 될 수 있다. 과목별로 수업 내용이 동일한 중·고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전국 학교가 이렇게 각자 콘텐츠를 제작해 탑재한다면 감당해낼 플랫폼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초등학교는 3~5분 길이의 e학습터 핵심개념 콘텐츠를 반복 시청한 뒤 원격 토론, 과제 제시 등을 더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학습터 운영 대상이 아닌 고교는 EBS 동영상 강좌를 중심으로 교사가 올린 콘텐츠, 학급 토론 등을 더하고 중학교는 두 가지를 복수 활용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학교 교육에 최적화된 플랫폼이 없어 쌍방향 교육에서도 동영상 플랫폼과 대화형 플랫폼이 병행 사용되는 등 복잡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학교 긴급돌봄에 참여하고 있는데.

-온라인 수업은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돌봄교실의 운영 상황에 따라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거나 제시된 과제를 작성하는 일 등도 가능하다. 단 돌봄교실은 초등학교 1~2학년이 주로 이용한다. 집중력이 약한 초교 1~2학년은 EBS 활용이 우선되고 있다.

△자녀가 여럿인데 기자재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나.

-온라인 수업은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 쌍방향 시범 수업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기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다. 다만 온라인 환경에 대한 접근성은 갖춰져야 한다. 앞서 정부는 EBS 웹사이트 이용에 한해 학생들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도록 조치했고 최근 학부모와 교사에게까지 지원 대상을 넓혔다.

△인프라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온라인 개학의 최대 난관은 풍성한 콘텐츠와 재원을 담아낼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및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대규모 교실 정보화가 단행된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 김대중 정부 때가 마지막이다. 당시에도 공공·민간 기금과 함께 유선전화 낙전 수입이 예산의 주류를 이뤘다. 낙전이란 당시 카드와 동전으로 이용할 수 있었던 공중전화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은 금액이다. 교육계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제2의 학교 정보화 투자가 단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부처 차원에서 풀 수 없고 국가가 나서야 할 문제라는 것이 교육 각계의 일관된 지적이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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