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심각한 세계 경제위기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장클로드 트리셰(사진)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불확실성이 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로 인한 경기 후퇴는 날카롭고 갑작스러우며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자 반등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 국면이 장기화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공급과 수요 전반에 걸쳐 큰 타격을 입히고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 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트리셰 전 총재는 2003년 11월1일부터 2011년 10월31일까지 ECB 총재를 지냈다.
트리셰 전 총재는 좋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부채가 늘어나고 경기 순환 사이클상으로도 후퇴 국면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외적인 충격이 가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보여줬던 주요20개국(G20)의 높은 수준의 공조가 이번에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제사회가 적절한 협력·협조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풍부한 유동성을 경계 모든 부분에 투입해 금융기능을 확고하게 하는 것”이라며 최종대부자라는 중앙은행에만 의지하지 말고 재정정책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