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의 열연이 통했다. JTBC ‘부부의 세계’가 방송 2회 만에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과연 역대 종편 채널 프로그램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SKY 캐슬’(23.779%)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사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JTBC스튜디오 오리지널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연출 모완일, 극본 주현)가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9.979%(닐슨코리아/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전작 ‘이태원 클라쓰’의 최종회(16.5%)의 바통을 순조롭게 이어받는데 성공했다.
방송 직후 ‘부부의 세계’는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를 입증하듯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고, TV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화제성 지수(3월 23일부터 29일까지)에서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전체 드라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2020년 방송된 드라마 화제성 중 가장 높다.
이야기는 그야말로 ‘폭풍 전개’다. 가정과 일,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지선우(김희애)가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다가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 배신감에 치를 떠는 모습이 2회 안에 모두 담겼다.
자칫하면 흔한 불륜 소재의 드라마로 비칠 수 있으나 배우들의 열연이 압권이다.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김희애는 남편과 주변인들의 배신에 맞닥뜨리면서 변하는 세세한 감정연기가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감정의 극단을 오가며 지선우의 심리를 내밀하게 파고드는 김희애의 열연에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하게 됐다.
김희애 외에도 연기 구멍이 없다. 박해준, 한소희, 박선영, 김영민, 채국희, 이경영 등 주·조연 배우들이 빈틈없는 연기를 펼치며 극에 입체감을 불어넣고 있다.
모완일 감독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도 한몫을 한다. 부부라는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밀도 높은 대본과, 복잡한 감정을 치밀하게 포착하는 연출력 등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부부의 세계’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6회까지 19금 파격 편성을 했다. 다소 제한적 상황에서도 시청률은 파죽지세다. 19금 편성을 하게 된 이유도 노출이나 폭력성이 기준은 아니었다.
모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애와 박해준의 연기를 보면 굉장히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게 있어서 오히려 더 자극적으로 긴장감 있게 보였다”라면서 “6회까지는 그 부분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혀 보는 게 좋겠다 싶었고, 그래서 가짜의 감정으로 다룰 게 아니라 진짜로 표현해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2회 만에 시청률 10%에 육박하는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있는 ‘부부의 세계’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지 주목된다.
한편 ‘부부의 세계’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50분 JTBC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