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重·대우조선 결합, 日 제소 몽니에 노조반발 겹쳐 '내우외환'

■현대重·대우조선 결합심사 제동

日, WTO 제소 등 잇달아 견제구

노조는 11개월째 파업·소송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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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 기업결합 계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를 피하지 못했다. 3일 두 회사 결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결합심사 업무가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경쟁당국들의 ‘바로미터’인 EU 심사가 지연되면서 뒤이을 심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일본이 자국 조선업 보호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을 제소하며 몽니를 부리고 있고 노동조합의 계속되는 반발도 부담을 더한다. 내우외환이다.

EU가 심사 중단을 결정한 것은 코로나19로 조사 대상자인 고객사를 비롯한 경쟁업체·공급업체들로부터 정보를 제때 제공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회의가 취소되고 재택근무 체제에 들어가면서 질의서 답변 제출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코로나19가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재정지원 관련 업무가 몰려 심사가 지연된 탓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U 집행위원회가 EU 관련 국가의 지원금 승인에 집중하기 위해 진행 중인 주요 기업결합 심사를 유예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성사하려면 EU를 비롯해 일본·중국 등 5개국 공정거래당국의 심사를 넘어서야 한다. 결합이 해당 국가 소비자 및 관련 산업에 독과점에 따른 피해를 줄지에 대한 심사를 통과해야 승인을 받게 된다. 이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그 시장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결합이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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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쟁법이 발달한 EU의 심사를 뚫는 것이 관건이다. EU 경쟁당국이 내놓을 결론이 뒤이을 경쟁국들의 심사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U의 심사 중단이 다른 경쟁국의 심사일정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인 셈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일시적인 유예 상황에서도 EU 집행위원회와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계 회생을 위해 기업결합을 서둘러야 하는 현대중공업그룹에 EU는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유럽은 국내 조선업계의 고객사인 선주사 대부분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선주들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3개 업체가 치열하게 가격경쟁을 벌이면 싼값에 품질이 좋은 배를 사갈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1·2위 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결합하면 선주사의 가격 협상력이 약해져 선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선주가 두 회사의 결합을 반기지 않는 이유다.

갈 길이 먼 가운데 일본의 견제가 계속되는 점도 불안요소다. 일본은 지난 1월 두 회사의 결합이 WTO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제소하는 등 견제구를 계속 날리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기업결합 심사를 관련 법령에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일본이 인수를 불허하지는 못하겠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면서 결정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일본 조선업이 한국에 밀려나고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태클을 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주력 선종 기술력이 뒤지면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외적인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부에서는 노조가 지난해 5월 시작된 임금협상 이후 파업과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노조는 지난달 27일 해고자 복직, 특별위로금 지급 등 요구를 들어주면 물적분할(법인분할) 무효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동료 폭행 혐의로 해고된 직원들 문제는 따로 태크스포스(TF)를 꾸려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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