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을 도와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근무 시절 동영상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넘긴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조주빈을 도운 공범 가운데 구속된 첫 사례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최모(26)씨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원 부장판사는 영장을 발부한 배경으로 “현대사회에서 개인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및 그 중요도가 매우 크다”며 “피의자의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가 극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피의자의 도망 우려도 있은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최씨에 대해 지난 1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검찰이 이를 받아 법원에 청구했다. 최씨는 영장 심사 당일인 3일 오전 10시15분께 취재진을 피해 일반 피의자가 이용하는 출입구가 아닌 다른 통로로 법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 한 자치구의 주민센터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을 보조하는 업무를 맡은 점을 이용해 200여 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정보를 조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이미 소집 해제돼 현재는 주민센터에서 일하지 않는다. 최씨가 전달한 개인정보는 조씨가 피해자를 협박하는 도구가 됐다.
경찰은 최씨가 주민센터에서 일하며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더 조회한 사실이 있는지, 조씨 외에 다른 이에게도 넘겼는지 계속 수사 중이다. 특히 최씨가 개인정보를 조회할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주민센터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는지를 포함해 위법 행위 전반을 살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