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특별 인터뷰] 박형준 "文정부, 공정사회 무너뜨려...국민 엄정 평가로 멈춰세워야"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장에게 듣는다

3년간 외교안보·민주주의·경제분야 등서 失政 연속

현 국정기조 계속땐 복합전환기 맞은 韓 미래 위험

유능한 정부는 '튼튼한 경비원·진취적 상인 役' 해야

국회 1당 지위 오르려면 수도권서 50석 확보 중요

文정권에 실망 유권자·중도층 아울러 승리 이뤄낼것

통합은 진행형...총선 이후 안철수 대표와 연대 가능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능한 정부입니다. 우리(보수정당)는 이미 위기를 극복해낸 경험이 있습니다.”

4·15총선을 9일 앞둔 6일 국회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최근 소득 하위 70% 가구에 지급하기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이야기부터 꺼냈다. 박 위원장은 “나는 정권이 충분히 고심 끝에 내놓을 줄 알았다. 내가 놀란 게 기획재정부는 반대했고 그냥 위에서 밀어붙여서 됐다는 거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지원으로 4인 가구에 100만원을 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액수를 지급 여부 결정 기준으로 삼은 데 대해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차라리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면서 “세금은 많이 내는데 돈을 받을 때는 맨날 ‘빠지라’고 하면 되게 기분 나쁘다. 무슨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게 아니고 어정쩡하게 하니 혼란만 발생한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이런 상황을 만드느냐”고 했다. 그는 “결국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겠다는 매표 생각에서 나온 지원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재원을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통합당은 이에 “기존 예산의 지출항목을 재조정해 재원을 마련하라”고 꼬집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박 위원장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란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을 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가 말하는 방안은 다르다. 이미 경험이 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난 2008년 재집권한 보수정당은 같은 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2012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 메르스 감염병 위기의 파고를 모두 넘어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봄에 예산을 짜는데 가을에 금융위기가 왔다. 그래서 가을에 예산을 재편성했다”며 “재정건전성을 고려하며 예산을 조정해 긴급 재원으로 쓴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능하지 못한, 준비 안 된 정부를 이번 총선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통합당은 이 정권의 이런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태극기 세력이 국회를 에워싸는 등의 일이 발생하며 보수진영이 국민의 염원과 반대로 우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중도·개혁보수를 지향하는 새로운보수당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황교안 대표는 1월1일 “분열은 불의”라며 “통합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발표했다. 황 대표는 그 역할을 박 위원장에게 맡겼다. 박 위원장은 “(태극기 세력 등을 향해) ‘탄핵의 강’을 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주도로 자유한국당은 새보수당 등 중도·개혁보수 세력을 껴안으며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미래통합당으로 다시 태어났다.

박 위원장은 통합 과정을 설명하며 “총선을 통해 국민이 엄정하게 중간평가를 해주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우리나라가 복합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현 정권이 지난 3년간 외교와 안보·경제·공정사회·민주주의 등 각 영역에서 우리 사회를 제대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켰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기에 코로나 위기까지 겹쳤다. 이런 국정운영을 계속하면 대한민국은 복합전환기와 경제위기 속에 더 큰 위기와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독주하는 정권을 멈출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헌법 가치를 지키지 않는 세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도층과 많은 국민은 이 정권의 위선, ‘내로남불’을 봤다”며 “이 정권의 핵심 세력은 자기 정권을 유지하고 강화하며 재창출하는 데만 심혈을 기울이고 자기편은 무조건 비호한다. 이 정권만큼 편 가르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공정 영역을 무너뜨린 정권은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총장을 청장으로 바꾼다고 하고 공수처를 만들어 정권을 수사하는 검찰을 손본다고 한다. 이는 명백히 헌법에 위배된다”며 “그게 정권 핵심세력의 생각이라면 얼마나 끔찍한가. 이런 세력이 막 뛰어놀게 하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 유능한 정부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번 선거에서 그는 “현 정부의 지난 3년간 실정을 환기시키고 과연 나라가 이대로 가도 좋으냐를 국민에게 묻겠다”고 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권욱기자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권욱기자


‘무엇으로 호소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유능한 정부의 역할은 세 가지다. 튼튼한 경비원, 따뜻한 보호자, 진취적인 상인”이라고 했다. 통합당의 정체성이 이 세 가지 기반 위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강대국의 위치에 있지 않은 나라의 현실에서는 외교를 잘해야 하고 세계질서 속에서 샌드위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 정부는 기존에 관계를 맺어온 나라, 한미·한일, 심지어 한중관계도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리고 북핵을 1㎜도 후퇴시키지 못했다. 안보위협을 더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의)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위험한 수준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가 민간경제의 활력을 북돋고 투자의욕이 넘치는 경제를 만들었나, 기업 하기 싫은 나라를 만들었나”라며 “기업 하기 싫은 나라를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바꿔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책 기조가 크게 변해야 하고 그와 연관된 규제개혁이나 노동개혁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 보수정권도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 이 정부는 아예 정책노선에 이런 어젠다를 올리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권 유지에만 몰두하는 정부를 유능한 정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의회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목표는 원내 제1당이다. 국회와 입법을 주도할 수 있는 정당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 기조 전환은 이번 선거를 통해 바꿔야 한다”며 “우리가 정부를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통합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해 이 정부의 외교·안보, 경제정책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선거는 대선만큼 중요하다”며 “국민이 총선을 통해 엄정한 중간평가를 해달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수도권에서 50석의 의석을 확보하면 1당의 지위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35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5석을 더 늘려야 한다. 그는 “수도권은 121석인데 지역은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이 팽팽하다”면서 “다만 국민들의 심판 여론이 상당히 차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층이 통합당을 찍어야 승리한다고 거듭 강조한 박 위원장은 “보수정당을 지지했던 중도보수와 중도층, 그리고 현재 문재인 정권의 위선에 대해 실망한 사람이 통합당을 찍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유승민 의원의 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통합당의 승리만큼이나 국민의당과 같은 중도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통합당 후보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 지지율에 못 미치는 격전지가 적지 않은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박 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말라.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우리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통합당이)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는, 특히 지역별로 하는 것은 샘플이 500명 정도인데 이게 정상분포를 표집도 다 못한다”며 “유선·무선 섞는데 비율도 왔다 갔다 하고 설계가 정교하지 않다”며 “우리도 조사하는데 설계가 정교하고 일반적으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충분히 돈을 들여 하고 있다”며 “분명히 얘기하는 것은 우리도 똑같이 외부업체에 의뢰해 조사하는데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통합당이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에 대한 주장도 펼쳤다. 박 위원장은 “통합당은 자유시장경제를 여러 가지로 보완해 ‘따뜻한 경제’를 만들고 더 유능한 방식으로 재정을 집행해 국가의 아프고 그늘진 곳을 적극적으로 보듬어야 한다. 이것이 지금 통합당의 핵심 기조이자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 이후에 유능한 정부를 이끌 치열한 차기 지도자 경쟁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통합당이 차기 대선 주자를 황 대표 1인으로 정하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2007년 보수진영이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유력한 대선 후보가 혼자 뛰도록 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유력한 대선 주자가 (총선 이후에는) 공정하게 링에 올라가서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 링에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도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정국에서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연대와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예를 들어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다. 그는 “총선이 끝나고 서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통합은 애초에 안 대표까지 함께하는 통합을 그렸다. 그게 완벽하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절반은 성공했다고 본다. 그 기반을 갖고 선거 이후에 연대와 통합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경우·김혜린기자 bluesquare@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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