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 등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최근 본격 확산되면서 2·4분기 실적은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올해 1·4분기 2조4,000억~2조6,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2조5,200억원)와 비슷하고 전년 동기(2조2,700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갤럭시 S20 시리즈가 부진을 겪었지만 높은 출고가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0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작 갤럭시 S10 시리즈의 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의 판매량까지 합하면 전작을 약간 웃돈다. 하지만 신규 플래그십폰의 가격은 전작을 뛰어넘는다. 갤럭시 S20 시리즈는 최고 159만5,000원으로 갤럭시 S10 시리즈보다 약 15% 이상 비싸다. 갤럭시 Z플립 역시 165만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올해 1·4분기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2·4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에서 3월 이후부터 코로나19 확산이 급진전되면서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2·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000만대 중반에서 6,000만대 사이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역시 2억5,000만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12%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2·4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을 1·4분기보다 1조원가량 줄어든 1조4,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자칫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16년 3·4분기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치를 찍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2·4분기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A 시리즈를 내놓으며 점유율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가격대가 낮은 갤럭시 A51·A71 등을 잇따라 출시해 소비 부진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