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연이은 외부 일정을 겨냥해 ‘총선용 행보’라는 야당의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문 대통령이 7일 인천국제공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 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19 개방형 선별진료소 등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방역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일 자체도 격무인데다 코로나19를 최일선에서 막아내야 한다는 긴장감, 자칫 잘못하면 내가 감염될 수 있다는 무거운 압박감이 있었을 텐데 발병 초기부터 지금까지 정말 수고 많이 해주셨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로 3일 연속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식목일인 지난 5일에는 지난해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을 찾았고 6일에는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범금융권 수장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빈번한 외부 일정에는 여당의 총선 승리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전략대책회의에서 “왜 하필이면 총선 시기에 문 대통령이 일정에도 없던 외부 방문이 잦은지, 선거와 관련된 지역·직능을 골라 방문하는지 청와대는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오이밭에서 신발 끈을 보란 듯이 고쳐 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일정에도 없던 외부 방문’은 문 대통령이 6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취소하고 은행연합회를 방문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신문은 오늘 자에 문 대통령의 은행장 간담회를 예정에 없던 간담회라면서 교묘한 ‘관권선거’라는 야당의 주장을 보도했다”면서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강 대변인은 “모든 일정 가운데 예정에 없는 일정은 없다. 단지 보안이 있을 따름”이라며 “오로지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는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관권선거는 한 일도 없고, 할 일도 없고,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구미 산단, 제주 4.3 추념식, 옥계면 산불현장 방문은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한 것”이며 “청와대는 이미 선거와의 거리두기를 선언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세민·구경우기자 semin@sedaily.com